"구글링해서 진짜 숫자 가져와"…트럼프, 관세 발표 직전까지 세율 못 정했다
입력 2026.06.24 06:20
수정 2026.06.24 07:00
"공식 통계 못 믿겠다"…검색·직관에 의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관세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교한 경제 분석보다 인터넷 검색과 개인적 직관에 의존했다는 증언이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신간을 통해 공개됐다고 미 CNN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출간된 '정권 교체(Regime Change)'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참모들이 제시한 복잡한 경제 모델과 무역 분석 자료보다 공개 자료와 검색 결과를 직접 확인하며 관세 수준을 결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저자들은 백악관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무역적자 규모와 관세율 관련 자료를 검토하면서 "왜 이 나라에는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책은 지난해 4월 2일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불린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백악관 내부가 극심한 혼란 상태였다고 폭로했다. 당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각국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정작 어떤 관세가 부과될지조차 알지 못했다. 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도 몰랐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3월 26일 백악관 집무실 회의에서 "아무도 내게 빌어먹을 숫자를 가져오지 않아"라고 불평한 뒤 측근인 나탈리 하프 보좌관에게 "구글링 좀 해봐. 그리고 내게 진짜 숫자를 가져와 봐"라고 지시했다. 하프 보좌관은 평소 트럼프 대통령 곁에서 뉴스와 소셜미디어(SNS) 자료를 검색해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작성한 국가별 관세 자료도 신뢰하지 않았다. 러트닉 장관이 공식 통계를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건 빌어먹을 헛소리 숫자야"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인도가 실제로는 미국 정부 추산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책사'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과 협의해 세율을 확정했다. 그러나 발표된 관세율은 '무역적자÷수입액÷2'라는 단순 공식으로 계산된 사실이 알려지며 경제학계의 비판을 받았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고, 러트닉 장관은 측근들에게 해당 산식을 두고 자조적인 농담까지 했다고 책은 전했다.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 증시는 이틀 동안 급락했고, 국채시장마저 흔들렸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더 오래 유지하려 했다고 저자들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