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산재 10건 중 6건 안전수칙 위반…근로자 역할 강화해야"
입력 2026.06.23 16:09
수정 2026.06.23 16:09
117개 기업 조사...“58.5%가 안전수칙 미준수와 연관”
작업절차 미준수·보호구 미착용 등 기본수칙 위반 반복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전경. ⓒ경총
산업재해 10건 가운데 약 6건은 근로자의 안전수칙 미준수가 주요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중대재해 감소세가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 있는 재해 예방을 위해 근로자의 안전수칙 준수 의무와 역할을 명확히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24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근로자 역할 강화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업들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인력 확충과 예산 확대 등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중대재해 감축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00인 이상 대기업의 안전관리 인력은 2021년 대비 평균 52.9명 증가했고, 안전 관련 예산도 평균 627억6000만원 늘었다. 그러나 사고사망자 수는 2022년 644명에서 2025년 605명으로 6.1% 감소하는 데 그쳐 중대재해 감소세가 정체되고 있다고 경총은 분석했다.
경총은 "산업안전보건 정책이 사업주의 책임과 처벌 강화에 집중돼 있는 반면, 산재 예방의 핵심 주체인 근로자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사업주와 근로자가 각자의 역할을 균형 있게 수행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제조업·건설업 등 117개 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자 안전수칙 준수 실태를 조사하고 정책 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산업재해 가운데 근로자의 안전수칙 미준수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비율은 평균 58.5%로 조사됐다.
근로자가 가장 자주 위반하는 안전수칙으로는 '작업순서·절차 미준수'(49.5%)와 '보호구 미착용'(43.2%)이 꼽혔다.
경총은 사업주의 안전관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안전수칙 위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유로는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73.0%)가 가장 많았다. 이어 '안전수칙 준수가 불편하고 번거로워서'(36.5%), '작업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36.5%), '위반해도 불이익이 없어서'(20.0%) 순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현장에서 사고 위험을 과소평가하거나 작업 편의를 우선시하는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응답기업의 61.5%는 안전수칙 위반자에 대한 징계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이유로는 '근로자 반발 및 노사관계 마찰 우려'(52.8%)가 가장 많았다.
경총은 "노사 갈등 우려로 안전수칙 위반 행위에 대한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전보건이 노사 공동의 실천 과제가 아닌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근로자의 안전수칙 준수 의무 법률 명문화와 안전보건 포상·징계 가이드 마련, 근로자 참여형 안전교육 확대 등 3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우선 산업안전보건법에 보호구 착용, 위험구역 출입금지, 방호장치 훼손 금지, 안전작업절차 준수 등 핵심 의무를 명확히 규정해 근로자의 책임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안전활동 우수자에 대한 포상 기준과 반복적·고의적 위반행위에 대한 징계 기준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 사업장 내 자율적 안전문화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사고사망 고위험요인(SIF) 발굴, 아차사고 보고 및 개선활동 등 근로자가 직접 참여하는 현장 안전활동을 법정 안전보건교육으로 인정해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기업의 천문학적인 안전투자와 정부의 처벌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 감축 추세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집중 분석하고 해결해야 할 때”라며 “사업주와 근로자가 각자의 역할을 균형 있게 이행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안전의 노사 공동책임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