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끌어내리기' 한 뜻…송영길·김민석 연대설에 눈길 [민주당 당권 쟁투 ③]
입력 2026.06.23 06:30
수정 2026.06.23 06:30
鄭, '대표 연임 도전 가능성' 점점 커져가자
金 "당 지지율 회복" 말하며 당권도전 시사
宋 "전 대선패배 직후 사퇴"…정청래 압박
鄭견제 위한 宋·金 연대 가능성 터져 나와
김민석 국무총리(왼쪽)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둔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지속된 불출마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청래 현 대표의 연임 도전이 가시화되면서다. 이에 당 안팎의 눈길은 차기 당권 경쟁자인 송영길 의원과 김민석 국무총리에게로 쏠리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두 사람이 연대할지 여부가 당권 구도에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김민석 총리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제는 선거 이전보다 더 당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하며 전체적인 당정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야할 시점"이라며 "당 지지율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국정 동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김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을 8·17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총리는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국회 임명동의안이 처리되는 이달 말께 당으로 복귀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멈추지 않고 김 총리는 6·3 지방선거 결과를 언급하면서 정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선거 결과가 예측에는 못 미쳤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성찰을 해야 한다"며 "선거 결과가 전체적으로 당과 정부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것일 수도 있고, 당의 지지율이 내려가며 국정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김 총리가 앞서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서 정 대표 면전에서 꺼낸 "아쉽게도 (6·3 지선을) 완벽한 승리라고 선언하기엔 조금 어렵다. 이제 (이 대통령의 임기가) 4년이 남았는데 중앙 정부가 흔들리면, 대통령이 흔들리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라는 발언과 일맥상통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송영길 의원은 아예 정 대표를 향해 불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더 키웠다. 또 송 의원은 재차 당권 도전 포기의 전제조건을 정 대표의 불출마로 내걸기도 했다.
송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2022년 대선 패배 직후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경험을 거론한 뒤 "당시 이재명 후보는 내게 당대표를 사퇴하지 말라고 만류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바로 다음 날 대표직을 사임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6·3 지선 결과와 관련해 "정청래 지도부와 관련된 분들은 형식적으로 승리라고 보지만 상당수 의원은 사실상 패배로 지적한다"며 "상황 인식에 차이가 있다. 상황 진단이 다르면 해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6·3 지선을 패배한 것으로 보고, 이를 지휘한 정 대표를 향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아울러 8·17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정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좀 지켜보고 있다"며 "만약 (정청래·김민석·송영길) 3자 구도가 형성된다면 균형추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 안팎에서 불출마 촉구 발언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정 대표의 연임 도전은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정 대표에게 그러한(불출마) 권면(勸勉)도 해봤지만 죽어도 나온다는데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재차 "(정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온다는 것이냐"라고 묻자 박 의원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KBS라디오에 나와 정 대표의 연임 불출마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 "개별 의원들이 자유롭게 본인의 의견을 말할 수 있지만, 특정인에 대한 압박으로 느껴지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떤 발언을 할 때 발언이 어떻게 외부로 비춰질지를 신중하게 고려하면서 말씀하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차기 당권이 3자 구도로 재편되는 모습이 뚜렷해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김 총리와 송 의원의 연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성 당원을 등에 업은 정 대표와 맞설 반(反)정청래 진영의 구축에 김 총리와 송 의원의 연대가 적격이라는 시각이 나오면서다.
박지원 의원은 같은 라디오에서 "송 의원이나 김 총리는 나하고 두어 차례 만났었다"며 "송 의원은 '정 대표가 불출마 선언 않는다면 출마, 1차에서 과반 못하도록 결선까지 끌고 간 뒤 김 총리와의 단일화 방법을 찾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사실상 단일화를 통한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을 높게 점친 것이다.
두 사람의 연대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유는 각자가 지닌 서로 다른 지지세력의 합일이 필요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김 총리는 정 대표가 '패싱' 당했던 이 대통령의 G7 순방 출국길에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의 강력한 뒷바람을 등에 업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세 명의 당권주자 중 유일한 호남 출신(전남 고흥)인 송 의원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광주·전남·전북 지역 민주당 당원 150명이 지난 21일 '송영길 당대표 출마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했을 정도다. 김 총리와 송 의원이 지닌 지지 세력이 합쳐지면 정 대표의 연임 도전이 무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관계자는 "(송 의원이) 처음부터 (김 총리와) 연대를 해야겠다는건 아닐 것이고 독자적인 노선을 밟다가 결선이 눈앞에 다가오면 그런 결정(연대)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김용민 의원이 당권에 도전해 정 대표 쪽 표를 잠식하는 모습이 나온다면 두 사람(김 총리와 송 의원)의 연대는 확실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사람의 연대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송 의원의 입각설 때문이다. 현재 송 의원은 차기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만약 송 의원이 실제로 입각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경우, 전대 출마를 통해 정 대표 견제와 이름값 높이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단 분석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김 총리와 송 의원은 정 대표를 꺾지 못할지라도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평택을 재보선 때처럼 감당 못할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외교부 장관으로 간단 얘기가 나오는 송 의원 입장에선 전대 출마 얘기를 퍼트리면서 애드벌룬을 띄울 수 있고, 그런 송 의원과 연대하는 김 총리는 더 큰 기저효과를 누리게 되지 않겠느냐"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