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8월엔 더 내린다…항공업계, 성수기 앞두고 ‘증편 경쟁’
입력 2026.06.23 14:05
수정 2026.06.23 14:05
미·이란 종전으로 국제 유가 하락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19단계로
LCC 중심 일본·몽골·중국 노선 공급 확대
ⓒ제주항공
중동발 고유가에 비상경영에 돌입한 항공업계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좌석 공급을 늘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항공권 부담의 핵심 변수였던 유류할증료가 낮아지고 있어서다.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쟁 직후 수준으로 내려갔고, 현재 유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8월에는 전쟁 이전 수준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7월 발권 기준 국제선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 19단계가 적용된다. 6월 적용됐던 27단계에서 8계단 내려간 것으로, 노선 거리에 따라 20~30%가량 인하되는 구조다.
대한항공의 경우 한국 출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6월 편도 기준 6만1500~45만1500원에서 7월 4만6400~34만4000원으로 낮아진다. 아시아나항공도 7월 1일부터 31일까지 발권분에 인하된 유류할증료를 적용한다고 공지했다.
유류할증료는 통상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매달 산정된다. 7월 유류할증료는 5월 16일부터 6월 15일까지의 항공유 가격이 반영됐는데, 이 기간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3.383달러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8월 유류할증료는 6월 16일부터 7월 15일까지의 항공유 가격 흐름이 반영되는 만큼, 종전 합의 이후 유가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인하 여지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전쟁 발발 이전 수준(5~6단계)에 근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증편·부정기편 경쟁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분기 고유가와 고환율, 중동 항로 불안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했던 항공업계로서는 7~8월 성수기 수요를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이다. 제주항공은 7월 10일부터 8월 18일까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주 5회에서 주 7회로, 인천~옌지 노선을 주 6회에서 주 11회로 늘린다. 울란바토르는 여름철 평균 기온이 20도 안팎에 머무는 ‘쿨케이션’ 여행지로, 옌지는 백두산 관광 수요를 겨냥한 노선이다.
일본 노선도 대거 증편하기로 했다. 인천~나고야와 인천~마쓰야마 노선은 각각 주 14회에서 주 21회로 늘리고, 인천~도쿄 나리타, 인천~후쿠오카, 부산~오사카 노선도 7~8월 운항 횟수를 확대한다. 제주항공의 지난 5월 일본 노선 탑승객은 41만여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7% 증가했다.
이스타항공은 중국 노선 부정기편을 띄운다. 인천발 난퉁·다퉁·닝보 노선을 대상으로 7월부터 순차 운항에 들어가며, 난퉁 노선은 7월 3일부터 8월 31일까지, 다퉁 노선은 7월 9일부터 8월 30일까지, 닝보 노선은 8월 1일부터 10월 10일까지 운항한다.
세 노선 모두 주 2회 일정으로, 총 110편을 편성해 2만여석을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현지 여름방학 기간에 맞춰 한국행 여행 수요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진에어도 중국 노선 재개에 나선다. 진에어는 8월 18일부터 인천~옌타이 노선을 주 7회 일정의 정기편으로 다시 운항한다. 티웨이항공은 8월 31일까지 탑승 가능한 국제선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성수기 수요 흡수에 나섰다.
올해 하계 시즌(3월 말~10월 말) 국제선 전반의 공급 확대 기조도 여전히 살아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하계 정기 항공편 기준 국제선은 245개 노선에서 최대 주 4820회 운항한다. 2019년(주 4619회), 2024년(주 4528회), 2025년(주 4783회)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신규 취항 노선도 더해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밀라노(주 3회), 인천~부다페스트(주 3회) 노선에 새로 취항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청주발 일본 노선 확장에 특히 적극적이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청주~후쿠시마 전세편을 7월과 10월 각 1왕복씩 운항하는 등 부정기편 활용을 통한 틈새 노선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인하로 항공권 체감 가격이 낮아지면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부터 여행 수요가 더 가파르게 유입될 수 있다"며 "LCC 여객 시장이 받을 수혜는 3분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마냥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7월 유류할증료는 중동 전쟁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인 3월(편도 1만3500원~9만90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3배 수준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긴장이 본격화하기 전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5~6단계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항공유 가격 하락에도 여전히 승객 부담은 높은 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가 낮아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항공권 구매 시점을 앞당길 유인이 생기고, 항공사 입장에서는 성수기 좌석 판매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다만 고환율과 인건비, 정비비 부담이 여전한 만큼 단순한 증편 경쟁보다는 수익성 높은 노선을 얼마나 정교하게 배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