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법 위반'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오는 24일 구속 기로…'고령' 변수 지목
입력 2026.06.23 11:17
수정 2026.06.23 11:18
국민의힘 선거에 영향 미칠 목적 신도들 당원 가입 강제한 혐의
'필라테스 프로젝트'로 신도들 입당 독려…5만명 넘게 당원 가입
고동안 등 신천지 전 간부들 '정당법 위반' 혐의 지난 17일 구속
법조계 "단순히 고령이라는 이유로 구속 여부 판단하지 않아"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4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이만희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24일 결정된다. 구속 심사에서 95세인 이 총회장의 건강 상태가 구속 여부를 가를 쟁점이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24일 오후 2시 '정당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총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저녁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는 전날 '국민의힘 정당 가입 의혹'과 관련해 이 총회장에 대해 정당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월6일 합수본 출범 이후 167일 만에 의혹의 정점을 겨눠 신병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 총회장은 지난 2021∼2024년 국민의힘 대선·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제한 혐의를 받는다. 정당법 42조는 본인의 자유의사에 의한 승낙 없이 정당 가입이나 탈당을 강요당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이를 어겼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지파마다 이른바 '필라테스 프로젝트'로 신도들의 국민의힘 입당을 독려했고, 5만명이 넘는 신도가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신천지 총회 본부와 국민의힘 당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신천지 신도 명부와 국민의힘 당원 명부 등을 확보해 이를 파악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교회 건물 용도 변경을 비롯한 각종 교단 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당원 가입을 강제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같은 조직적인 당원 가입 행위로 인해 국민의힘의 선거 업무에 지장이 초래됐다고 보고 업무방해 혐의도 영장에 기재했다.
합수본은 전직 신천지 간부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원 가입 지시가 이 총회장을 거쳐 총무, 각 지파장, 교회 담임, 장년회·부녀회·청년회 경로로 하달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총회장의 지시 없이는 이런 집단적 움직임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이 확보한 신도들의 메신저 내용에는 '과천 성전을 되찾기 위해서 현 정부(문재인 정부)가 성전 사용을 막다 보니 우리도 힘을 보여주고 권리를 행사하고자 (국민의힘에) 가입하는 것이지 정치와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등의 보고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고동안 전 총무와 전 요한지파 총무 홍모씨, 전 시몬지파 총무 양모씨는 지난 17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이들을 심문한 부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망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천지 측은 신도들의 당원 가입에 대해 이 총회장이 지시하거나 보고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총회장 역시 합수본 출석 당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나 혐의에 대해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과천시 신천지 총회 본부. ⓒ연합뉴스
합수본은 이 총회장의 신병을 확보해 조직적인 신도 가입 배경에 정치권의 요청 또는 관여가 있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다만 1931년생인 이 총회장의 건강 상태가 구속 여부를 가를 관건으로 지목된다. 이 총회장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감염병 예방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으나 건강 악화로 보석 석방된 전례가 있기도 하다.
신천지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 총회장은 95세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사에 성실히 응해왔다"며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는 '고령'이라는 요인이 도망의 염려 가능성을 따져볼 때 고려될 수 있기는 하겠으나, 구속영장 기각으로 직결되는 사안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피의자의 나이는 형사소송법상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구속의 필요성과 관련해 '도망할 염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응의 기준이 될 수 있다"며 "고령이라면, 가령 95세쯤 되면 아무래도 도망할 염려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 요소는 될 듯 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도망할 염려 외에도 일정한 주거, 증거인멸 가능성, 범죄사실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에 단순히 고령이라는 이유 만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