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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는 돈이 넘치는데 굶주림은 외면"…교황, 우선순위 비판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6.23 06:28
수정 2026.06.23 07:08

"무기보다 식량이 먼저" 각국 지도자들에 촉구

레오 14세(오른쪽) 교황이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본부를 방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전쟁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도 기아 퇴치에는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왜곡된 우선순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본부를 방문해 "분쟁은 사람들에게 음식이 제공되는 것보다 더 쉽게 지원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현실은 단순한 운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도덕적 우선순위의 근본적인 불균형을 보여준다"며 각국 정부가 지정학적 이해관계보다 기아 문제 해결을 우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인도적 지원 사업은 복잡한 정치적 결정과 관료주의, 무역 장벽 등에 가로막히는 반면 무기 공급은 별다른 제약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조와 개발 사업은 수많은 장애물에 막히지만 무기는 그렇지 않다"며 "결국 분쟁이 굶주린 사람들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세계 식량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WFP는 지난해 전 세계 1억2100만 명을 지원했지만 올해 필요한 예산은 약 130억달러(약 17조90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주요 공여국들의 지원 감소로 재정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교황은 기아 문제가 단순한 식량 부족이 아니라 전쟁과 기후 변화, 경제 불안정이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위기라고 진단하며 "식량에 대한 접근은 기본적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국 지도자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정책 결정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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