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희귀질환 유전진단 필요하지만…"'유전상담'으로 환자·가족 마음 살펴야"
입력 2026.06.22 19:02
수정 2026.06.22 19:22
서울대병원, 희귀질환 유전진단·상담 2026 워크숍
최신 유전자 검사·NGS 해석·가족 검사 전략 공유
“환자·가족 삶까지 고려한 통합 지원 필요”
이승복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가 22일 서울대병원 의학혁신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유전진단 및 상담 2026 워크숍’에서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희귀질환은 진단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치료제와 치료 전략이 계속 발전하는 만큼 환자와 가족이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 방향을 함께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승복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22일 서울대병원 의학혁신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유전진단 및 상담 2026 워크숍’에서 희귀질환 진료 과정에서 유전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임상유전체의학 발전으로 희귀질환 진단 정확도는 높아졌지만 검사 결과 해석과 치료 방향 결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환자와 보호자의 의사결정을 돕고 가족 내 유전 위험을 평가하는 유전상담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유전상담은 의학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의 정서적 수용과 심리적 지지를 포함하는 것”이라며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가족이 주도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 시행과 결과 해석 과정에서 의료진의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진이 지나치게 검사를 권유하거나 결과를 단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결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할 경우에는 추가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22일 서울대병원 의학혁신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유전진단 및 상담 2026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유전상담이 실제 진료 과정에서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 공유도 이어졌다.
문장섭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성인의 희귀질환 유전상담 원칙과 실례’ 발표에서 “유전 검사 전 결과가 양성으로 나올 경우를 가정해 환자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며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것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함께 대처하겠다는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료법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희망을 과장 없이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희귀질환 진단을 위한 최신 유전자 검사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해석, 가족 검사 전략 등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또 소아·성인·암 등 질환별 유전상담의 원칙과 실제 사례를 공유하며 임상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역량을 점검했다.
채종희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이 22일 서울대병원 의학혁신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유전진단 및 상담 2026 워크숍’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채종희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은 개회사에서 “유전자 검사 기술 발전으로 진단율은 크게 향상됐지만 검사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결과 해석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며 “이럴수록 정확한 임상적 판단과 전문적인 유전상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희귀질환 환자들은 진단과 치료를 넘어 돌봄과 경제적 부담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다”며 “환자와 가족의 삶을 이해하고 통합적인 지원 방안을 고민하는 것 역시 의료진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2011년 희귀질환센터를 개소한 이후 희귀질환 진단·치료 체계 구축과 유전상담 활성화에 힘써왔다. 희귀질환센터는 다학제 진료와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를 바탕으로 환자 진단과 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관련 교육·연구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희귀질환센터는 임상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교육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국내 희귀질환 진료 수준을 높이고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을 구축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