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수기 렌탈로 방송 버텨"…케이블TV, 4년 연속 방송사업 적자
입력 2026.06.22 14:38
수정 2026.06.22 14:40
비방송사업 수익이 방송 적자 보전…공표 손익과 최대 15%p 괴리
적자 구조 반영한 데이터·요금·콘텐츠 대가·방발기금 부담 체계 개선 필요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미디어 구조변화에 따른 유료방송 정책 재정립 방안 마련' 세미나에서 청주대학교 정훈 교수가 '회계분리를 적용한 SO 방송사업 손익 분석'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케이블TV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공표 실적상 흑자를 유지했지만, 회계분리 결과 실제 방송사업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방송사업 수익으로 방송사업 적자를 메워가며 버티고 있는 셈이다.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미디어 구조변화에 따른 유료방송 정책 재정립 방안 마련' 세미나에서 청주대학교 정훈 교수는 '회계분리를 적용한 SO 방송사업 손익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2022~2024년 14개 SO와 2025년 제출자료가 확보된 12개 SO를 대상으로 방송사업 손익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4개년 추이는 2025년까지 비교 가능한 동일 12개 SO 기준으로 산출했다.
회계분리로 드러난 방송사업 적자…공표 손익과 9~15%p 괴리
회계분리 적용 후 SO 방송사업 영업이익률은 2022년 -6.65%에서 2023년 -10.78%, 2024년 -10.94%로 악화됐으며, 2025년에도 -7.04%를 기록해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법인 전체 손익이 반영된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SO 영업이익률이 +0.9%~+7.3% 수준의 흑자로 나타났다. 공표 기준으로는 흑자였지만, 회계분리 후 방송사업 기준으로는 모두 적자로 확인되면서 공표 손익과 방송사업 실질 손익 사이에는 연도별 9~15%p 수준의 괴리가 발생했다.
이는 초고속인터넷 등 비방송사업 수익이 SO 전체 손익에 함께 반영되면서, 방송사업의 실제 적자 구조가 통계상 가려져 있었다는 의미다. 특히 공표 기준으로는 흑자로 분류된 일부 사업자도 회계분리 후에는 적자로 나타나, 기존 지표만으로는 방송사업의 수익성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자료 : 정훈 청주대학교 교수)ⓒ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비방송 비중 40% 돌파…방송매출 감소를 비방송사업이 보완
공표 손익과 실제 방송사업 손익의 괴리는 SO의 매출 구조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방송 사업 매출은 2022년 1조7513억원에서 2025년 1조5952억원으로 4년간 1561억원 감소했다. 감소율은 8.9%에 달한다.
반면 초고속인터넷 등 전기통신사업과 기타사업을 포함한 비방송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35.4%에서 40.1%로 상승하며 40%를 넘어섰다. 방송매출 감소분을 비방송사업이 보완하는 구조가 뚜렷해진 것이다.
회계분리 후 방송사업 영업손실도 2022년 1164억원에서 2023년 1816억원, 2024년 1791억원으로 확대됐고, 2025년에도 112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정 교수는 “과격하게 이야기하면 교차 보조(방송사업 손실을 비방송사업 수익으로 상쇄)가 일어나고 있다. 방송 사업이 상당히 안좋지만 정수기 렌탈(비방송) 이익으로 버티고 있다는 것”고 말했다.
LG헬로비전은 '헬로렌탈'을 통해 가전 렌탈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딜라이브도 스마트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비방송 사업을 확대중이다.
SO ‘구조적 적자’ 반영한 유료방송 정책 ‘전반 재정비’ 필요
정 교수는 SO 방송사업의 적자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적자’인 만큼, 유료방송 정책의 초점도 ‘산업 전체의 구조적 적자 개선’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경쟁상황평가에 활용되는 회계 데이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규제기관이 명확한 원가 배부기준을 제시하거나,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에 대한 검증·확인 절차를 도입해 방송사업 손익이 보다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IPTV와 SO를 동일한 기준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회계정보의 비교가능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IPTV는 회계분리 기준이 적용되는 반면, SO는 사업부문별 회계분리 의무가 없어 사업자 간 수익성 비교와 시장상황 판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산업 전체가 구조적 적자 국면에 놓인 상황에서 현행 요금 승인제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콘텐츠 대가 협상 과정에서도 SO 방송사업의 적자 구조가 합리적으로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방송통신발전기금 역시 법인 전체 기준이 아닌 종합유선방송사업 기준으로 부담 체계를 전환하는 등 분담률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재원 한국방송학회 회장(동국대학교 교수)은 인사말에서 "유료방송사업자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서비스 혁신과 콘텐츠 경쟁력 강화, 사업 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징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정부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공적 가치 실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방송·미디어 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