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역사가 문화가 되다… 가천 이길여 기념관 개관 10년
입력 2026.06.22 11:11
수정 2026.06.22 11:12
이길여(왼쪽) 회장이 환자들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직접 고안한 ‘바퀴 붙인 의자’에 앉아 진료하고 있다. ⓒ가천문화재단 제공
인천의 근현대 의료 역사를 간직한 가천 이길여 산부인과 기념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으며 지역 대표 문화·교육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개관 이후 누적 방문객이 15만 명을 넘어서는 등 시민과 관광객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이 기념관은 가천길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회장의 의료 철학과 사회공헌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조성됐다.
특히 1950~70년대 인천 지역 의료 현장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의료사적 가치와 교육적 의미를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관에는 1958년 개원한 이길여 산부인과의 진료 환경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사용되던 의료기기와 생활용품, 병실과 수술실, 접수 공간 등이 복원돼 관람객들에게 과거 병원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의료 환경이 열악했던 시절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던 현장의 이야기도 함께 소개된다.
기념관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사람들의 삶과 기억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했거나 치료를 받았던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찾아와 당시의 추억을 나누는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수십 년 전 의료진의 도움을 받았던 이들이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관람객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지난해에는 개관 이후 가장 많은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올해 들어서도 월평균 수천 명이 찾고 있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며 인천 원도심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도 호응을 얻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의료 체험 활동이 대표적이다.
참가자들은 의사 가운을 착용하고 의료기기를 체험하거나 응급처치 교육을 받으며 의료인의 역할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학교와 공공기관, 해외 방문단의 견학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를 통한 소통도 활발하다. 기념관은 다양한 영상 자료를 통해 이길여 회장의 생애와 의료 활동, 재단의 사회공헌 사업 등을 소개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기념관은 체험형 콘텐츠와 전시 공간을 확대해 관람 만족도를 높였다.
기존 역사 전시에 더해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세대 간 소통과 학습이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가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기념관은 의료 역사를 보존하는 공간을 넘어 생명 존중과 나눔의 가치를 전하는 교육의 장으로 성장해 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공간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