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저만치 달아난 일본 축구…남아공전 부담 커진 홍명보호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6.22 08:05
수정 2026.06.22 08:06

아프리카 튀니지 상대로 4-0 대승

홍명보호도 같은 남아공과 최종전

아시아 역대 최다골 승리 거둔 일본 축구. ⓒ AP=연합뉴스

일본 축구가 월드컵 무대에서 전례 없는 화력 쇼를 선보이며 아시아 축구의 역사적인 페이지를 새로 장식했다.


일본은 21일(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튀니지와의 경기서 4-0이라는 기록적인 스코어로 승리를 따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탄탄한 신체 조건과 끈질긴 수비를 자랑하는 튀니지를 상대로 일본이 고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일본의 정교한 패스 워크와 파괴력 넘치는 전방 압박이 튀니지의 수비 라인을 그야말로 붕괴 수준으로 무너뜨렸다.


일본이 터뜨린 4개의 골은 월드컵 본선 역사상 아시아 소속 국가의 단일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동시에 4골 차 승리 또한 최다 골 차 승리라는 타이틀로 남게 됐다. 그동안 세계의 높은 벽 앞에서 수비적인 전술과 역습에 의존하며 힘겹게 한두 골 차 승리를 쥐어짜 내던 아시아 축구의 역사를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의 역사적인 대승은 홍명보호 입장에서 매우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숙명의 라이벌이 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쓰며 저만치 달아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자체로도 큰 자극제가 되지만, 실질적인 전력 비교와 32강 진출이 걸린 조별리그 최종전의 무게를 고려하면 압박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일본이 완파한 튀니지는 아프리카의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FIFA 랭킹 45위의 팀으로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특히 튀니지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만날 남아프리카공화국(60위)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 팀인 것만은 분명하다. 즉, 일본이 튀니지를 상대로 거둔 4-0이라는 스코어는 다가올 남아공전을 앞둔 한국의 경기력과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피하다.


만약 홍명보호가 남아공을 상대로 큰 점수 차로 승리하지 못하거나, 고전 끝에 간신히 승리 또는 무승부에 그친다면 라이벌 일본과의 전력 격차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결국 홍명보호는 다가올 남아공전에서 화끈하고 압도적인 공격 축구를 선보여야 한다는 숙제를 추가로 얻게 됐다.


남아공전 앞둔 축구대표팀. ⓒ 연합뉴스

일단 한국 축구의 월드컵 도전사를 돌아보면, 본선 무대에서 대량 득점을 올린 기억은 그리 많지 않다.


역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은 2골이다. 특히 2골 차 이상 승리는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폴란드전(2-0 승), 원정 첫 16강 신화를 썼던 2010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2-0 승), 그리고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카잔의 기적' 독일전(2-0 승) 등 총 3경기다.


이처럼 한국 축구는 월드컵 무대에서 경기 전체를 압도하며 상대를 초토화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얘기가 달라졌다. 일본이 4골을 터뜨리며 아시아 축구의 레벨을 대폭 올려놓은 상황에서 홍명보호 역시 화끈한 공격 전술과 과감한 슈팅 시도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득점 시 한국 축구 역대 최다골의 주인공이 된다. ⓒ 연합뉴스

결국 축구팬들의 시선은 에이스 손흥민에게로 향한다. 앞선 조별리그 2경기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혀 기대했던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던 손흥민이다.


하지만 남아공과의 최종전은 손흥민 개인은 물론 대한민국 대표팀 모두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 경기다. 무엇보다 이 경기를 통해 한국 축구의 대기록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손흥민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통산 3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안정환, 박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 세 선수는 대한민국 선수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 공동 1위라는 타이틀을 공유하고 있다.


만약 손흥민이 이번 남아공전에서 침묵을 깬다면 안정환과 박지성을 제치고 월드컵 역대 최다골 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손흥민 역시 자신을 향한 기대와 다가올 경기의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에이스라는 자리는 찬사만큼이나 무거운 책임감이 따르는 법이다. 특히 일본의 대승으로 대표팀은 내외적으로 묘한 긴장감과 부담감이 감돌고 있다. 이 어수선한 공기를 한 방에 정리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손흥민뿐이다.


일본이 저만치 달아나며 던진 메시지는 분명 홍명보호에게 큰 부담이지만, 역설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투지를 불태우게 만드는 최고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걸린 남아공전에서 손흥민의 발 끝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