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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위까지 추락한 김주형…US 오픈서 ‘부활의 샷’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6.20 11:32
수정 2026.06.20 11:32

김주형. ⓒ AP=연합뉴스

세계랭킹 141위까지 추락하며 '잊혀진 천재'가 되는 듯했던 김주형(24)이 마침내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김주형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26회 US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몰아쳤다.


중간 합계 3언더파 137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메이저 사냥꾼' 잰더 쇼플리, 샘 스티븐스(이상 미국),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과 함께 공동 2위 그룹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단독 선두인 윈덤 클라크(미국·7언더파 133타)와는 4타 차다.


이날 2라운드는 전날 악천후 여파로 잔여 경기부터 치러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무려 50명의 선수가 1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2라운드에 돌입해 체력적 부담을 호소했다. 반면, 전날 오전 조에서 일찌감치 1라운드를 마쳤던 김주형은 온전히 2라운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점을 살렸다.


출발도 깔끔했다. 김주형은 5번 홀(파5)에서 환상적인 투온에 성공한 뒤 가볍게 투 퍼트로 첫 버디를 사냥했다. 이어 6번 홀(파4)에서 세컨드 샷이 짧아 보기를 범하며 전반을 이븐파로 마쳤지만, 진짜 쇼는 후반부터였다.


김주형은 바람이 거세진 후반 들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시네콕 힐스의 좁디좁은 페어웨이를 정교한 티샷으로 공략하며 10번 홀(파4)과 12번 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낚았다. 백미는 16번 홀(파5)이었다. 거친 칼바람을 뚫고 날린 세 번째 샷을 홀컵 2.8m 옆에 뚝 떨어뜨린 뒤,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치고 올라갔다.


김주형. ⓒ AFP=연합뉴스

2002년생인 김주형은 2023년까지만 해도 PGA 투어 통산 3승을 거두며 전 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슈퍼스타로 군림했다.


하지만 호사다마였을까. 2024시즌부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에는 26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단 한 차례 이름을 올리는 최악의 부진을 겪었고, 올해 역시 14개 대회에서 톱10 진입이 단 한 번에 그쳤다. 한때 10위권 안팎을 넘나들던 세계랭킹은 어느덧 141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언론과 팬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벼랑 끝에 선 김주형은 독기를 품었다. 지난달 열린 US오픈 예선전에서 피나는 사투 끝에 2위에 오르며 상위 9명에게만 주어지는 본선 티켓을 따냈다. '예선 통과자' 신분으로 밟은 메이저 무대, 김주형은 자신을 증명하듯 난코스에서 완벽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며 황태자의 귀환을 선포했다.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스코티 셰플러. ⓒ AFP=연합뉴스

한편, 이번 대회는 코스 난도가 높은 만큼 리더보드 상위권과 하위권의 스토리가 극명하게 갈렸다.


단독 선두(7언더파)를 질주한 윈덤 클라크는 묘한 사연의 주인공이다. 2023년 이 대회 챔피언인 클라크는 지난해 US오픈 2라운드 컷 탈락 후 분을 참지 못해 클럽하우스 라커룸 문짝을 부쉈다가 오크몬트 CC로부터 '출입 금지'라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클라크는 경기 후 "지난해 안 좋은 모습을 보여 많은 비판을 받았다"며 "올해는 다른 모습으로 팬들의 응원을 받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우승 후보들의 반격도 매섭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중간 합계 이븐파 140타로 공동 10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리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임성재가 2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2오버파 142타, 공동 34위로 무난하게 컷을 통과했다. 반면 1라운드에서 7오버파로 무너졌던 김시우는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쳐 합계 6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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