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0만원 스피커 옆 AI 마이크…JBL이 동시에 노린 두 시장
입력 2026.06.18 15:45
수정 2026.06.18 15:45
80주년 한정판 L100 Classic 80·AI 마이크 동시 공개
'Made to Be Heard'로 슬로건 교체…청취 넘어 표현·창작 강조
온디바이스 AI로 실시간 보컬 제거…크리에이터·홈 엔터 시장 겨냥
JBL이 18일 선보인 'JBL L100 Classic 80' 제품.ⓒ임채현 기자
80년간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브랜드'를 표방해 온 JBL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소비자가 직접 노래하고 연주하며 콘텐츠를 만드는 시장으로 보폭을 넓힌다. 980만원짜리 한정판 스피커로 기존 오디오 애호가를 겨냥하는 동시에, 버튼 하나로 원곡의 보컬을 지우는 AI 마이크를 내놓으며 젊은 크리에이터까지 고객층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의 오디오 브랜드 JBL은 18일 서울 성수동 틸테이블에서 신제품 발표 및 체험 행사를 열고 'JBL L100 Classic 80'과 'JBL EasySing Mics', 'JBL EasySing Mic Mini' 등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이날 JBL은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슬로건 'Made to Be Heard'도 발표했다. 기존에 음악을 듣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이용자가 자신의 음악과 목소리, 콘텐츠를 세상에 표현하도록 돕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최경훈 하만 인터내셔널 코리아 라이프스타일사업부 프로는 "과거 슬로건이 타인의 경험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었다면 'Made to Be Heard'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브랜드가 돕겠다는 의미"라며 "음악가에게는 음악을, 크리에이터에게는 콘텐츠를, 게이머에게는 플레이를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BL EasySing 마이크.ⓒJBL
이날 공개된 제품 구성도 이 같은 브랜드 전략 변화를 보여준다. JBL은 80년간 쌓아온 오디오 기술과 디자인을 상징하는 고가의 한정판 스피커와 함께, AI를 이용해 이용자가 직접 노래하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이크를 동시에 선보였다.
JBL L100 Classic 80은 브랜드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한정판 스피커다. 1970년 출시된 가정용 스피커 'L100 Century'의 디자인과 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L100 Century는 녹음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던 모니터 스피커 '4310'의 소리를 가정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JBL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스피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정우성 더파크 디렉터는 "L100은 처음부터 조용한 감상을 위한 스피커가 아니라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소리와 현장의 에너지를 집으로 가져오기 위해 만든 스피커"라며 "L100 Classic 80은 당시 L100이 가졌던 표정과 에너지를 계승하면서 오늘의 음악과 청취 환경에 맞게 다시 설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L100 Classic 80은 전 세계에서 800조만 생산된다. 천연 목재 마감과 JBL을 상징하는 격자무늬 그릴을 적용했으며, 각 제품에는 수석 시스템 엔지니어 크리스 헤이건의 서명과 고유 번호가 새겨진 기념패가 부착된다. 국내 출고가는 980만원이다.
JBL이 과거의 오디오 유산을 L100 Classic 80에 담았다면, EasySing 마이크에는 향후 겨냥하는 새로운 소비 방식을 반영했다.
JBL EasySing Mics는 음악을 재생한 상태에서 버튼을 누르면 원곡에 담긴 보컬을 실시간으로 줄여준다. 보컬 음량을 25%, 50%, 100% 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별도의 반주 음원을 구하지 않고도 노래방처럼 사용할 수 있다. JBL 파티박스 3·4세대 제품과 호환되며 2.4㎓ 무선 연결을 통해 최대 30m 거리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 본체에서 음량과 보컬 제거 수준을 바로 조절할 수 있으며 출고가는 29만9000원이다.
JBL EasySing Mic MiniⓒJBL
JBL EasySing Mic Mini는 보컬 제거 기능을 포켓 크기의 소형 마이크에 넣은 제품이다. JBL 제품뿐 아니라 AUX 입력이나 USB 기능을 갖춘 다른 블루투스 스피커에도 연결할 수 있다.
마그네틱 클립을 옷에 고정하면 양손을 자유롭게 둔 상태에서 브이로그나 숏폼 콘텐츠를 촬영할 수 있다. 노트북이나 모바일 기기와 연결해 팟캐스트와 인터뷰 녹음에도 사용할 수 있다. 1개 구성은 19만9000원, 마이크 2개가 포함된 듀오 제품은 29만9000원이다.
현장에서는 지난 3월 출시된 AI 기반 앰프 겸 스피커 'JBL BandBox'도 함께 시연됐다. BandBox는 기기 내부에서 음악을 분석해 보컬뿐 아니라 기타와 드럼 소리도 실시간으로 줄이거나 제거한다.
예를 들어 기타 연주자는 원곡에서 기타 소리만 지운 뒤 나머지 보컬과 드럼, 베이스를 반주 삼아 직접 연주할 수 있다. 클라우드에 음원을 올려 분리된 파일을 다시 내려받지 않아도 음악을 재생하면서 곧바로 특정 소리를 조절할 수 있다.
메트로놈과 리듬머신, 루퍼, 기타 이펙트 등 연습에 필요한 기능도 제품 하나에 담았다. JBL은 기존에 연주자들이 앰프와 페달, 믹서 등 여러 장비를 별도로 구입하고 연결해야 했던 불편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들은 JBL이 음악을 재생하는 기기를 넘어 소비자가 직접 노래하고 연주하며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도구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80주년 한정판으로 기존 오디오 애호가를 겨냥하는 한편, AI 기반 제품을 통해 홈 엔터테인먼트와 크리에이터 시장으로 접점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JBL은 새 슬로건에 맞춰 뮤지션과 크리에이터, 게이머 등 자신의 목소리와 콘텐츠를 표현하는 이용자들을 지원하는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