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꼬마빌딩 상속세, 나중에 다시 감정해 더 걷어도 적법"
입력 2026.06.17 10:49
수정 2026.06.17 10:50
신고가 74억→감정가 115억…추가 세액 22억
法 "시행령 요건, 평가서 작성일까지 충족해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데일리안DB
꼬마빌딩 등 소규모 비주거용 부동산의 상속세를 신고한 뒤에도 국세청이 감정평가를 다시 의뢰해 세금을 더 걷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감정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으려면 시행령 요건을 엄격히 충족해야 하고, 이를 증명할 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토지 상속자 A씨가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상속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4월 모친 사망으로 서울 서대문구 일대 토지를 상속받아 개별공시지가 기준 74억3400만원으로 신고하고 상속세 27억여원을 납부했다. 과세관청은 이후 감정평가법인 2곳에 감정을 의뢰했고, A씨도 별도로 2곳에 맡겼다. 4개 기관이 산정한 감정가는 110억~121억원이었다.
과세관청은 평균인 115억5000만원을 시가로 보고 상속세 22억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이에 A씨는 "사후에 임의로 감정을 의뢰해 세금을 올리는 것은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고 과세형평에 반한다"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국세청의 사업 자체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상속세는 과세관청이 세액을 확정하는 부과과세 방식인 만큼, 조사 과정에서 감정을 의뢰하고 그 가액에 따라 부과처분을 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비주거용 부동산은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현저히 낮아 시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지속돼 왔다"며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에 한정한 감정평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다만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받으려면 상증세법 시행령상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대법원은 이 요건이 가격산정 기준일뿐 아니라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적용된다고 봤다. 특별한 사정 여부는 규제·지역 환경 변화, 시간적 간격, 평가자 주관이 개입될 위험성까지 종합 고려해야 하며 이를 증명할 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 사건 2심은 상속 이후 감정가 산정 시점까지 일대 지가가 3.6% 올랐고 개별공시지가도 매년 높아진 점을 근거로 과세관청의 시가 산정이 적정하지 않다고 봤다. 자체 감정을 통해 토지 시가를 113억5050여만원으로 산정하고 부과된 상속세 중 9970여만원만 취소했다. 대법원도 이를 정당하다고 판단해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