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처벌불원에도 벌금형 약식명령…대법서 뒤늦게 공소기각
입력 2026.06.09 15:14
수정 2026.06.09 15:14
처벌불원 의사 묵살한 검찰, 뒤늦게 비상상고
대법 "약식명령 청구 전 이미 의사 표시" 판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데일리안DB
아들에게 폭행당한 친아버지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법원이 아들에게 내린 벌금형 약식명령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존속폭행 혐의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된 A(32)씨에 대한 원판결을 깨고 공소를 기각했다. 공소기각은 형식적 소송조건에 흠결이 있을 경우 검찰의 기소 자체를 무효로 해 사건 실체를 심리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판결이다.
A씨는 2022년 11월 충남 천안의 한 마트 앞에서 친부 B씨에게 돈을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진열돼 있던 족대로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B씨는 수사기관에 아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검사는 이듬해 10월 존속폭행죄로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존속폭행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A씨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형은 확정됐다.
이에 검찰총장은 2025년 5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제기했다. 비상상고는 형사사건 확정판결에서 법령 위반이 있을 경우 검찰총이 불복해 시정을 요구하는 구제 절차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이미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했으므로 이 사건 약식명령 청구는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며 "이를 간과한 원판결은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파기한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