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병원 진찰료 인상…'수익률 200%' CT·MRI 과보상 손질
입력 2026.06.17 10:00
수정 2026.06.17 10:01
검체검사·영상검사 수가 조정해 연 2조원 절감 추진
소아·분만·응급·지역의료 보상 확대…2028년 추가 개편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20년 넘게 사실상 동결된 병원 진찰료를 인상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과 혈액검사 등 검사 분야 건강보험 수가를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검사 중심의 보상 체계를 손질해 확보한 재원을 소아·분만·응급의료 등 필수의료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현재 건강보험 수가 체계가 검사 분야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2023년 회계연도 의료비용 분석 결과를 보면 검체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률은 190%, CT·MRI 등 특수영상 검사는 194.1%로 조사됐다. 반면 진찰은 70.7%, 입원은 57.3%, 마취는 75.1%, 재활은 62% 수준에 머물렀다.
CT 검사는 2020년 1105만건에서 2024년 1474만건으로 33.3%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CT 촬영 건수는 333.5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7.9건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는 비용 대비 수익률이 150%를 초과하는 검체검사와 CT·MRI 수가를 우선 150%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2028년에는 수익률 110%를 초과하는 항목을 다시 조정해 균형 수가 체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1단계 조정으로 연간 약 2조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절감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절감된 재원은 지역·필수의료 분야에 재투입한다. 우선 비수도권과 수도권 내 의료취약지역에 대한 수가 가산을 확대한다. 인구감소지역 84개 시·군·구에는 입원료와 진찰료 가산을 적용할 예정이다.
중증·응급의료 분야에서는 수술과 마취 보상을 확대한다. 같은 중증수술이라도 야간이나 휴일, 응급상황에서 시행되면 추가 보상을 적용한다.
소아·모자의료 지원도 강화한다. 소아 가산 적용 연령을 확대하고 중증 소아 수술과 처치 보상을 높인다. 고위험 산모 산전관리부터 분만, 신생아 중환자 치료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고 고위험 분만 가산도 신설한다.
특히 외래 진료체계 변화도 추진한다. 우리나라 평균 진료시간은 4.3분으로 OECD 평균 16.4분보다 짧은 수준이다.
정부는 짧은 진료 중심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여년간 동결된 진찰료를 인상하고 심층진찰과 상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재활의료기관 성과보상 도입, 급성기 재활치료 보상 신설 등을 통해 회복기 재활의료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날 공청회 의견을 반영해 이달 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