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전관왕’ 향한 질주, 김민솔 이번에는 풍덩 세리머니?
입력 2026.06.17 09:40
수정 2026.06.17 09:41
한국여자오픈 제패한 김민솔.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메이저 퀸 김민솔(20, 두산건설 We’ve)이 내친김에 2주 연속 우승과 함께 시즌 3승 고지 선점을 노린다.
2026시즌 KLPGA 투어 열세 번째 대회인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가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6,726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메이저 퀸’으로 등극한 김민솔이 2주 연속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출지 여부다. 여기에 더헤븐CC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우승자의 리조트 수영장 ‘풍덩 세리머니’를 누가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김민솔은 지난주 펼쳐진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투어의 새로운 지배자로 우뚝 섰다.
올해 매 대회마다 새로운 우승자가 탄생하는 KLPGA 투어의 극심한 ‘춘추전국시대’ 속에서, 김민솔은 이미 iM금융오픈과 한국여자오픈을 차례로 제패하며 투어 내 유일한 ‘다승(2승)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대회마저 집어삼킨다면 시즌 3승 고지를 선점하며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다.
김민솔은 “지난주 메이저 대회 우승에 이어 곧바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며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며 주요 타이틀 부문 선두에 올라 기쁘지만, 아직 치러야 할 대회가 많이 남은 만큼 현재 순위에 안주하지 않고 매 라운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덤덤하면서도 성숙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첫 다승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고, 한 샷 한 샷에만 온전히 집중해 이번 대회 역시 마지막 날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매서운 각오를 내비쳤다.
김민솔은 두산건설 골프단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 두산건설
현재 KLPGA 투어는 ‘김민솔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민솔은 한국여자오픈 우승 이후 상금 순위, 웰컴저축은행 대상포인트, 신인상 포인트, 그리고 K랭킹까지 주요 지표 전 부문에서 당당히 1위로 올라섰다. 프로 데뷔 후 불과 1년 만에 투어를 대표하는 에이스이자 메이저 챔피언으로 고속 성장한 셈이다.
이러한 김민솔의 눈부신 성장 배경에는 소속팀인 두산건설의 든든하고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 있었다. 두산건설과 김민솔의 인연은 지난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산건설은 골프단 창단을 준비하며 아직 고등학생 신분이던 유망주 김민솔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전격 발탁했다. 당장 눈앞의 성적보다는 선수의 미래 가능성과 가치에 투자한 것.
두산건설의 안목은 적중했다.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환경적 안정감을 찾은 김민솔은 프로 데뷔, 정규투어 첫 승, 그리고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 우승까지 차곡차곡 계단을 밟으며 성장했다. 프로 골퍼 김민솔이 써 내려간 모든 커리어의 행보에는 두산건설이 기업 철학으로 강조하는 팀워크, 연대의식, 그리고 철저한 프로 정신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는 평가다.
특히 두산건설 We’ve 골프단만의 독특하고 끈끈한 문화는 김민솔이 투어에 빠르게 적응하는 자양분이 됐다. 김민솔은 임희정, 박결, 유효주, 이율린 등 투어 경험이 풍부한 쟁쟁한 선배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투어 생활의 노하우와 위기 상황에서의 경기 운영 능력을 자연스럽게 전수받았다. 개인 종목인 골프이지만, 구단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선후배가 끊임없이 소통하고 결속하는 ‘팀 두산’의 연대의식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여기에 ‘조력자’ 오세욱 단장의 세심한 멘탈 및 기술 관리도 결정적이었다. 오 단장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단체전 금메달을 견인했던 베테랑 지도자이다. 김민솔은 매 대회 기간 라운드가 끝난 후 오세욱 단장과 직접 소통하며 그날의 경기 운영을 피드백하고,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감을 덜어내는 조언을 받아왔다. 기술적인 보완은 물론, 멘탈 무대인 골프에서 선수가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두산건설이 최적의 투어 환경을 조성해줬다.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한 단계 더 진화한 김민솔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한국 여자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대기록, ‘루키 전관왕’이다.
KLPGA 투어 역사상 신인이 상금왕, 대상, 다승왕, 신인왕, 평균타수 등 주요 부문을 싹쓸이하는 ‘전관왕’을 달성한 사례는 지난 2006년 ‘지존’ 신지애 이후 무려 20년 동안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신지애는 김민솔과 두산건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김민솔 또한 한국여자오픈 우승 후 향후 목표에 대해 “언젠가는 세계 무대 정상에도 도전하고 싶지만, 올해 가장 큰 목표는 KLPGA 투어에서 상금왕, 대상, 다승왕, 신인왕, 평균타수까지 모두 석권하는 ‘루키 전관왕’이다”라고 당찬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김민솔은 “무엇보다 같은 두산건설 가족이자 대선배인 신지애 언니가 가졌던 역사적인 기록의 계보를 이어받을 수 있다면, 제 골프 인생에서 이보다 더 뜻깊은 일은 없을 것 같다”며 대기록을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지난해 우승자 노승희. ⓒ KLPGA
한편, 이번 대회가 열리는 더헤븐 컨트리클럽은 탁 트인 서해바다의 경관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코스 외에도 골프팬들의 눈을 즐겁게 할 또 하나의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바로 우승자가 리조트 내에 위치한 야외 수영장에 그대로 몸을 던지는 일명 ‘풍덩 세리머니’다.
미국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구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자가 ‘포피스 폰드(Poppie's Pond)’ 호수에 뛰어드는 전통처럼,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 역시 우승자가 시원한 수영장에 뛰어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 중순, 치열한 사흘간의 혈투를 마친 챔피언이 수영장에 빠지는 짜릿한 명장면은 대회의 대미를 장식할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민솔이 2주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이 시원한 ‘풍덩 세리머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골프팬들의 이목이 더헤븐CC로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