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 카보베르데, 어떻게 스페인 발목 잡았나
입력 2026.06.16 08:39
수정 2026.06.16 18:34
인구 52만 명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 스페인과 0-0 무승부
사상 첫 월드컵 출전서 값진 승점 획득, 이번 대회 최대 이변 연출
27개 슈팅 허용하고도 단단한 수비와 노장 골키퍼 보지냐 선방쇼로 무실점
선방쇼 펼친 카보베르데 보지냐 골키퍼. ⓒ AP=뉴시스
인구 52만 명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무적함대’ 스페인과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첫 승점을 획득했다. 이는 2026 북중미월드컵 최대 이변으로 꼽히는 결과다.
카보베르데는 16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스페인과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결과는 현재까지는 물론 이번 대회 통틀어 최대 이변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의 스페인은 ‘신성’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을 비롯해 마르크 쿠쿠레야(첼시),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등 세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한 강호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카보베르데는 빅리거 없이 대부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선수들도 채워졌다.
아프리카 대륙 서쪽 대서양에 있는 15개의 섬으로 이뤄진 군도 국가 카보베르데는 500여년간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다 1975년에야 독립했다.
이번 아프리카 예선 D조에서 ‘전통의 강호’ 카메룬을 제치고 조 1위(7승 2무 1패)로 사상 첫 본선행 티켓을 품에 안으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지만 그래도 스페인 상대로 승점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또 카보베르데의 랭킹은 67위로, 이번 대회에 나서는 48개국 중 가나(73위), 퀴라소(82위), 아이티(83위), 뉴질랜드(85위) 정도만이 아래에 있었다. 월드컵 첫 경험이라는 점도 카보베르데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이날 스페인이 27차례의 슈팅과 40개의 크로스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끈끈한 조직력과 몸을 던지는 육탄 방어로 스페인을 당황하게 했다.
실제 스페인이 27차례 슈팅 가운데 6개는 카보베르데 수비수들의 몸을 날려 막아냈다. 여기에 수비벽을 촘촘하게 세운 카보베르데에 막혀 유효 슈팅은 7개에 그쳤고, 크로스가 동료에게 정확히 연결된 것도 단 6차례에 불과했다.
강호 스페인 상대로 값진 무승부 기록한 카보베르데. ⓒ AP=뉴시스
여기에 40세 베테랑 수문장 보지냐의 선방쇼도 승점을 얻는데 한 몫 했다.
보지냐는 전반 38분 페드리의 날카로운 슈팅을 크로스바 위로 쳐내는 환상적인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3분 뒤에는 스페인의 공격 상황서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나온 공을 미켈 오야르사발이 감각적인 헤더로 연결했지만 보지냐가 손끝으로 차단했다.
4분 뒤 쿠쿠렐라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받은 토레스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골문 왼쪽 하단을 노리고 슈팅했지만, 이마저도 보지냐가 몸을 날려 침착하게 막아냈다.
이날 스페인은 점유율에서 62%-28%(경합 10%)로 크게 앞섰고, 슈팅(27-6)과 유효 슈팅(7-1)에서도 카보베르데를 압도했다. 하지만 카보베르데의 단단한 수비와 1986년생 노장 골키퍼 보지냐의 선방쇼에 막히며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