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공방…“생존 사다리” vs “차별 제도화”
입력 2026.06.16 16:45
수정 2026.06.16 16:46
최임위 제6차 전원회의 개최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 시작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6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사용자 위원과 류기섭 근로자 위원 등이 진지한 표정으로 회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충돌했다. 경영계는 영세 업종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반면, 노동계는 노동자 차별을 제도화하는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6차 전원회의를 열고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논의했다. 업종별 차등 적용은 최저임금법 제4조에 근거 규정이 있지만, 1988년 제도 도입 첫해를 제외하면 시행된 적이 없다.
경영계는 업종별 경영 여건과 노동생산성 차이를 고려할 때 일률 적용을 고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숙박·음식업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는 2800만원으로 제조업 1억7000만원의 6분의 1 수준”이라며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87.1%에 달하는 숙박·음식업은 이미 최저임금이 일반 임금에 근접해 있어 인상 충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류 전무는 “소상공인이 밀집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의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약 356조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라며 “업종별 노동생산성과 임금 수준 차이가 명확한데도 단 하나의 기준만 강제하는 것은 최저임금의 현장 수용성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업종별 구분 적용은 특정 업종에 낙인을 찍는 차별이 아니라 고사 직전 업종에 숨통을 틔워 고용을 유지하게 하는 생존의 사다리”라며 “지불 여력을 상실한 업종만이라도 차등 적용하라는 것은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 적용이 저임금 노동자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맞섰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음식점업에 현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줄 수 있게 되면 어느 노동자가 그곳에서 일하려 하겠느냐”며 “외국인 노동자·장애 노동자·수습 노동자 등에게 각종 딱지를 붙여 차별을 정당화시켜 이윤을 창출하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 사무총장은 “업종별 구분 적용은 현 최저임금을 성과급처럼 다뤄 어느 업종에는 덜 주고 어느 지역에는 덜 주는 ‘저성과급’ 논의와 똑같은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차별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독소 조항인 업종별 구분 적용은 지금 당장 폐지돼야 마땅하다”며 “공익위원들도 이 반노동적 주장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노동계는 전날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을 제시했다.
류 사무총장은 “‘점심 한 끼 값보다 최저시급이 낮아서 되겠냐’는 국민 상식에 기초한 최소한의 사회적 요구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가 결정되면 최저임금 인상 수준 논의가 본격화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