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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미디어 한계?…JTBC가 미디어 산업에 울린 경고음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6.16 14:51
수정 2026.06.16 14:52

종편 최초 기업회생 신청…TV 광고 시장 위축·OTT 확산 타격

보도 프로그램 ‘뉴스룸’을 필두로, 드라마 ‘SKY 캐슬’, ‘부부의 세계’,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등 흥행 콘텐츠를 꾸준히 배출해 온 JTBC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충격을 안겼다. 종합편성채널이 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긴급 기자회견 열고 사과한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JTBC는 지난 12일 만기가 도래한 206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JTBC는 “디지털과 OTT를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TV방송 광고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등 대외적인 여건이 악화되면서 오늘 일부 채권에 대한 지급불능 상황이 발생했다”며 “대ㆍ내외적으로 강구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하여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흘 만에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JTBC를 비롯해 중앙그룹 지주사인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사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서울회생법원은 15일 5개사의 회생 절차 개시 신청을 회생2부(정준영 법원장)에 배당했다.


경영상의 문제를 포함해 여러 이유가 맞물린 결과지만, 결국 콘텐츠 소비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며 레거시 미디어의 한계가 입증된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JTBC의 해명처럼, 디지털과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이 개편되면서 TV 광고 시장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2024년 방송광고 매출은 2조 30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32억 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와 티빙 등 OTT 광고요금제 가입자 증가 속, 전체 광고시장 가운데 TV 방송광고 비중은 17.7%로 1.5%포인트 줄었다.


시청자들은 JTBC의 흥행 콘텐츠를 곱씹으며 이번 사태에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011년 JTBC 개국 초기 방송된 드라마 ‘빠담빠담’부터 드라마 ‘부부의 세계’, ‘SKY 캐슬’, 예능프로그램 ‘크라임씬’, ‘냉장고를 부탁해’,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등 흥행작들을 언급하며 JTBC의 위기 극복에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JTBC의 이번 사태는 결국 꾸준히 흥행 콘텐츠를 배출하는 것만으로는 수익 모델을 구축하거나 유지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 것 아니냐며 ‘씁쓸하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지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중계권을 재판매하지 못해 단독 중계한 데 이어,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도 KBS 한 곳에 재판매하는데 그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레거시 미디어의 약화된 영향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과거엔 대형 이벤트 중계가 광고 수익과 시청률을 보장하는 ‘황금 공식’으로 꼽혔다면,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현재는 이 공식마저 무너진 모양새다. JTBC가 중계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경우 일부 인기 종목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역대급 조용한 올림픽이었다”는 평을 들을 만큼 큰 관심을 유도하진 못했었다.


우선은 JTBC가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서울회생법원은 한 달 정도에 걸쳐 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파산을 선고할 수도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JTBC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재무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5일 기자간담회에서 “JTBC의 경우는 재승인 과정의 주요 평가 사항에 재무·기술 분야에 대한 평가도 포함돼 있습니다. 주목해서 살펴보게 될 것이란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나아가 JTBC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방송가의 노력이 필요하다. TV 광고 시장 위축, 높아진 제작비, 치열해진 경쟁이라는 삼중고는 방송가 전반이 함께 안은 숙제다. JTBC의 회생 신청이 한국의 콘텐츠 시장에 던진 경고음에 응답하기 위한 방송가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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