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유가·원자재 안정 신호에 식품업계 '반색'…효과는 하반기 이후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6.16 07:30
수정 2026.06.16 07:30

미국·이란, 19일 종전 합의 공식화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업계 "회복 시점 3분기 지나봐야"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 해안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는 종전 협상을 전격 선언하면서 중동발(發) 나프타 수급 불안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부담에 직격탄을 맞던 식품업계에선 일단 고비는 넘겼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장장 106일간 이어진 전쟁 여파 속 급등한 원가 부담이 종전 선언 만으로 즉각 해소되기는 어려워, 식품업계는 최소 올 3분기까지는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기준 14일 오후 5시 30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지금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도 TV 인터뷰에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영구적이고 즉각적인 종전이 선언됐다. 사악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격해온 적은 모든 목표에서 패배했으며,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언급했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이 전했다.


양측의 협상을 중재해 온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이날 X(구 트위터)에 "양측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했다"며 합의 사실을 전했다.


이란 및 파키스탄 발표에 따르면 종전 서명식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린다. 이는 양측이 지난 4월 8일 휴전에 들어가며 협상을 벌인지 두 달여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 연합뉴스

양국의 협의 내용에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재개가 포함되면서 공급망 불안에 위기감을 느껴온 우리 식품업계의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동전쟁 이후 국내 식품업계의 최대 고심거리 중 하나였던 포장재의 주원료인 나프타의 수급 불안과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이 완화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라면을 살펴보는 모습.ⓒ뉴시스

업계에 따르면 실제 라면·과자 등 식품 포장재에 쓰이는 비닐과 필름·페트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지난해 말 톤(t)당 500달러 수준에서 최근 730달러대로 50% 가량 상승했다.


특히 나프타의 공급량은 중동전쟁 직후인 3~4월 평시 대비 약 70% 수준까지 감소하며 포장재 원료 수급에 막대한 차질을 빚었다.


또 캔 음료와 주류 제품에 사용하는 알루미늄 가격도 연초 톤 당 3000달러 수준에서 최근 3700달러 안팎까지 오르며 25% 상승했다.


통상 캔과 페트 등 포장재 비중은 제조원가의 15~20%를 차지하는데, 포장재 가격이 오르면 전체 제품원가가 10% 가량 비례해 올라간다. 라면 업계도 포장재가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축산물 ▲커피 ▲코코아 ▲설탕 ▲유지류 ▲밀 ▲대두 ▲팜유 등 주요 식품 원재료 가격도 전년 대비 10% 이상 상승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가 "최근까지 원가 증가분을 판관비 같은 '자체 비용 감축'으로 상쇄했다면 이젠 사실상 한계에 봉착했다"고 토로한 배경이자, 최근 식품업계가 원재료·포장재 비용 등 부담에 대한 어려움을 정부에 호소한 원인이기도 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전쟁 장기화 우려가 해소되면서 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고유가와 고환율로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점차 회복될 경우 하반기 내수 시장에도 훈풍이 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는 모습.ⓒ뉴시스

다만 업계에서는 종전 이후 안정세까지는 장기간 시간이 필요한 만큼, 비용 부담이 즉각적으로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전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조심스러운 전망은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을 당시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전례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 당시 식품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지난 2021~2022년 극심한 원가 부담을 겪었고, 이는 코로나가 종식된 직후인 2023년 하반기부터 원·부재료 가격 안정화가 시작돼 2024년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에 진입했다.


다시 말해 일련의 대형 사태 발발 이후 체감상 회복까지 약 2~3년이 걸렸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에 따라 이번 중동전쟁 종식 이후 업계가 주목하는 핵심은 '전쟁 이전 가격으로의 회복'이다.


이번 종전 협의에 따라 추후 원·부재료 가격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일 뿐, 실질적 원가부담 완화 및 제품가격 안정화가 이뤄지려면 전쟁 이전 시점 수준의 회복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종전 협의에 따라 원·부재료 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인 것일 뿐'이라며 "원가부담이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업계가 전쟁 이전 시점에서 기준점으로 삼았던 가격으로 회복이 되어야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라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당장 긍정적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실질적으로 최소 3분기는 넘어가야 그간의 상승 폭이 조금씩 만회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서는 떨어질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라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