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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공동성명인데…남쪽 향해서만 짖어대는 김정은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6.06.14 14:45
수정 2026.06.14 14:45

외무성 10국 대변인 명의 담화로 강력 반발

담화 내내 대남 비방…EU 비난은 전혀 없어

"유럽 행각 중인 한국 대통령이 핵보유국·

군사협력 불법적, 강력 규탄 공동성명 발표"

북한 김정은과 딸 주애 ⓒ뉴시스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이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무장과 러북 군사야합, 북한의 인권 상황 등을 강력히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데 대해, 북한 김정은이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로 강력 반발했다. 그런데 분명 우리나라와 EU의 공동성명이었음에도 북한의 반발은 남쪽을 향해서만 제기됐다. 대북 저자세가 북한의 태도를 오만하게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정권은 전날 외무성 10국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유럽을 행각 중인 한국 대통령이 유럽동맹 수뇌들과의 회담 이후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와 조로(러북)군사협력에 대해 '불법'적이며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니 '강력히 규탄한다'느니 하는 도발적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며 "지금껏 입닳도록 떠들어온 '체제존중' '적대행위 불추구'와 같은 위장간판을 스스로 내팽개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유럽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한국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표된 EU와의 공동성명에서 러북 군사야합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핵과 탄도미사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우리나라와 EU는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NPT(핵확산금지조약)상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인권 상황과 관련해서도 "실질적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안토니우 코스타 EU정상회의 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와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현재 참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침략 행위를 함께 규탄했다고 언급했다.


한·EU 공동성명 36개항 중에서 3개항이 △러북 야합 규탄 △북핵·미사일 우려 △북한 인권 개선 촉구에 할애된 것에는 EU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대북 규탄은 EU의 강력한 요구와 주도 하에 이뤄졌는데도, 북한 김정은 정권은 외무성 10국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EU에 대한 규탄은 단 한 줄도 없이, 오로지 대남 비방에만 열을 올렸다.


북한은 담화에서 "원래 한국이 적대와 대결을 근본으로 하고 있으며, 그것이 없으면 한시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내외에 각인된 바"라며 "우리 국가에 대한 적대를 떠나 절대 존재불가한 제1의 적대국, 조선과 아시아 대륙 침략을 위한 미국의 '단검'이 바로 한국의 실체이고 숙명"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미국이 애용하는 그 '단검'이 '평화'라는 비단 보자기를 찢고 삐져나온 것은 필연적 귀결"이라며 "한국 집권자는 이번 대결 선언으로 조한(남북) 사이에 '평화공존'은 있을 수 없으며, 영원히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 우크라이나 괴뢰들과 속통이 같은 공범이라는 것을 스스로 세계 앞에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한국 집권자가 특유의 '솔직함'을 발휘한 것은 앞으로 '평화선언'이니, '평화적인 두 국가론'이니 하는 기만극도 더 이상 벌릴 체면이 없어졌다는 것"이라며 "서울 위정자들이 그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그것은 우리에 대한 도전으로 되며,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으로 다루어나가려는 우리의 대적원칙은 불변하다"고 겁박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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