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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로 웃다가, 집 없는 서민으로 운다 [기자수첩-금융]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6.12 07:12
수정 2026.06.12 07:12

주식시장 자금의 최종 종착지는?

부동산 규제로 주거 사다리 부러져

서울 시내 아파트들이 줄지어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연일 부동산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에는 서민들의 마지막 보루라 불리는 전세대출에 대해서도 규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시장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처럼 부동산 담보 대출이 많은 나라가 없다"며 "신용대출 또는 담보대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이라며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었고, 그러다 보니 전세사기도 생겼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직접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과 전세사기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는 조만간 강도 높은 전세대출 규제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관측한다.


그러나 시장을 지켜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소적이다.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끝나면 결국 서민들을 옥죄는 규제만 남는다는 이유에서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면 시장은 잠시 관망세에 돌입한다"면서도 "이는 약 6개월 후 찾아올 더 큰 폭등을 위한 숨 고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집값이 잠잠해지고 규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시장은 규제의 틈새를 찾아 새로운 우회로를 찾는다.


규제 효과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집값은 원래 궤도로 돌아오거나 오히려 더 가파르게 튀어 오른다.


문제는 약발이 끝난 뒤 남는 '찌꺼기들'이다.


집값은 잡지 못하고 시장을 옥죄기 위해 촘촘하게 쳐놓은 규제의 그물망만 고스란히 남는다.


대출 규제, 세제 강화 등의 임시방편들은 법과 제도로 남아 향후에도 시장의 발목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자산이 부족한 서민과 실수요자들이다. 규제의 벽에 막혀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끊어지고 만다.


특히 최근의 주식 시장 활황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주는 역설적인 지표다.


부동산 대출 규제를 우회한 자금과 시중의 과잉 유동성이 주식 시장으로 대거 몰리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결국 이 돈의 최종 종착지는 '역시 부동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금융권 전문가는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개인 자금 중 상당수가 향후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식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린 개인들이 최종적으로는 자산 안정성이 높은 부동산을 매입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규제를 우회한 자금들이 향후 차익 실현을 거쳐 결국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재유입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규제로 꽁꽁 묶어둔 부동산 시장이 주식 시장에서 불어난 유동성의 압박을 받아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된 셈이다.


몇 개월 효과에 그칠 진통제만 남발하는 정치는 이제 멈춰야 한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유동성의 흐름이라는 본질을 외면한 채 규제만 쏟아내다간 결국 서민들의 상처만 더 곪을 뿐이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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