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쪽 바다 수온, 지구 평균보다 8배 빨리 올랐다
입력 2026.06.11 15:53
수정 2026.06.11 15:53
KIOST 이어도 기지 관측자료 분석
2004년 이후 20년 동안 수온 측정
2005년 16.2℃에서 2023년 19.4℃로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함. ⓒ
이어도 주변 바다 연평균 온도가 20년 사이 3.2℃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전 지구 바다 평균 수온이 0.4℃ 오른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 이희승) 정진용 박사 연구팀이 이어도해양과학기지에서 지난 20년간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주변 해역 평균 표층 수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국립해양조사원과 함께 진행했다.
공동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년간 확보한 데이터의 오류를 걸러내고, 1시간 단위로 평균값을 산출했다.
연구 결과 2004년부터 2013년까지 극지를 제외한 전 지구 해역의 평균 수온은 18.2℃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2024년까지는 18.5℃로 나타나 10년간 평균치를 비교하면 0.3℃ 높아졌다.
반면 이어도 주변 바다 평균 수온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평균 17.6℃로 조사됐다. 이후 10년은 18.1℃를 기록해 평균값 비교 시 0.5℃ 올랐다. 세계 해역 상승 속도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빠르다.
1년 연평균 비교에서도 급격한 수온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 지구 해역의 수온은 2005년 평균 18.3℃에서 2023년 18.7℃로 0.4℃ 높아졌다.
반면 이어도 해역은 2005년 연평균 16.2℃에서 2023년 19.4℃로 3.2℃ 올랐다. 연평균 수온 비교에서도 전 세계 해역보다 8배 크게 상승한 셈이다.
특히 올해 5월에는 평균 수온 17.0℃를 기록해 20년간 5월 평균 수온인 15.0℃를 2℃ 웃돌았다. 이러한 급격한 온난화는 어종 분포와 수산자원 등 해양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장기적인 관측과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이어도해양과학기지 전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 관계자는 “표층 수온이 20년 만에 1℃ 가까이 오른 것은 엄청난 변동”이라며 “바닷물은 같은 부피의 공기보다 약 1000배 많은 열을 품는다. 바다 표층 전체를 평균 1℃ 데우는 데 들어가는 열량은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기온은 하루에도 10℃ 넘게 출렁이지만, 바다 평균 수온은 극도로 안정적”이라며 “평균이 1℃ 움직였다는 건 사람으로 치면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어도 해역의 급격한 기온 변화 주요 원인으로 전 지구적 해양 온난화와 쿠로시오 계열 난류 유입, 성층 강화, 북서태평양 고기압 강화 등을 꼽았다.
정진용 박사는 “이어도 주변 해역의 빠른 수온 상승은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층층이 겹친 결과”라며 “가장 밑바탕에는 전 지구적 해양 온난화라는 장기 추세가 자리하고, 그 위에 쿠로시오에서 갈라져 나온 난류의 유입과 열수송이 늘면서 따뜻한 해수가 직접 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철에는 북서태평양 고기압이 강해져 표층이 한층 더 데워지고, 양자강 저염수 유입 등으로 이 열이 깊은 층으로 섞이지 못한 채 표층에 갇히는 구조”라며 “장기 온난화 추세 위에 해양·대기 요인이 더해지고 표층에 열이 집적되는 메커니즘까지 맞물려,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승 폭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