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금도 비상계엄 적법하다 생각"…종합특검 첫 조사서 진술
입력 2026.06.08 16:19
수정 2026.06.08 16:19
종합특검, 지난 6일 尹 첫 피의자 조사 과정 브리핑
고성 논란 관련해 "목소리 약간 컸던 점 있어" 설명
오는 13일 군형법상 반란 혐의 관련 尹 두 번째 소환
'관저 이전 예산 전용 의혹' 관련 기획예산처 등 압색
윤석열 전 대통령. ⓒ데일리안 DB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 관련 2차 종합특검팀 피의자 소환 조사에서 '지금도 비상계엄이 적법하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방국에 비상계엄 정당화를 알리려 했단 점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영빈 특별검사보는 8일 경기 과천시 사무실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대해 질문하면 윤 전 대통령은 '나는 지금도 비상계엄이 적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권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이 적법하기 때문에 계엄에 대해 외국에 알려라 이런 지시를 한 것이지 그게 위법 하다거나 직권남용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취지(로 진술했다)"며 "윤 전 대통령은 '외국에 비상 계엄에 대해 알려라'라는 말씀을 하셨다는 것까지는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특검팀 사무실에 직권남용 혐의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를 통해 미국 등 우방국에 비상계엄이 정당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메시지에는 '이번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좌파, 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시를 받은 국가안보실은 계엄 다음날 국가정보원에 '우방국가에 비상계엄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함께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단 논란에 대해 "상호 간에 고성은 없었다"면서도 "다만 서로의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약간 컸던 점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사 당일 오전 파견 경찰관이 피의자 신문을 진행한다는 특검팀 설명에 검사 지위에 있는 자가 신문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형사소송법 및 특검법상 피의자 신문 조서의 작성 주체는 검사 지위에 있는 자여야 하고, 이에 따라 검사 지위에 있는 특별검사·특별검사보 및 파견검사가 신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요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협의 끝에 권 특검보가 직접 배석해 2시간가량 오후 조사를 진행했고, 조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조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13일 오전 10시 군형법상 반란 우두머리 혐의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을 두 번째로 소환할 계획이다.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 실장과 조태용 전 국정원장도 각각 10일과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량이 지난 6일 경기 과천시 소재 2차 종합특검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특검팀은 이날 '관저 이전 예산 전용 의혹'과 관련해 기획예산처(옛 기획재정부)와 당시 예산실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예산 28억원 상당이 불법적으로 전용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김지미 특검보는 이날 "관저 이전 시 예산 불법 전용 혐의와 관련 기재부의 공모 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기획예산처 및 전 기재부 예산실장,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 4명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주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피의자 8명과 참고인 36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군방첩사령부 관련자 참고인 조사를 통해 비상계엄이 적어도 2023년 11월경부터 실질적으로 준비됐다는 정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