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까지 버텨야 한다…한국영화 훈풍 속 밀려오는 할리우드 기대작들 [D:영화 뷰]
입력 2026.06.07 14:08
수정 2026.06.07 14:08
'디스클로저 데이'부터 '오디세이'까지…커지는 블록버스터 전쟁
올해 유독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한국영화가 여름 극장가 최대 시험대를 맞는다. '왕과 사는 남자'를 시작으로 '살목지', '군체'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은 흥행작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극장가 주도권을 쥔 가운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디스클로저 데이'와 '토이 스토리5', '슈퍼걸'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잇달아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유니버설 픽쳐스·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워너브러더스 코리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박스오피스는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1689만 관객을 돌파한 '왕과 사는 남자'가 압도적인 흥행 성과를 거둔 데 이어 공포영화 '살목지'가 323만명을 동원했고, 최근에는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개봉 2주 만에 450만 관객을 넘어섰다. 현재 박스오피스 상위권 역시 '군체'와 '와일드 씽'이 차지하며 한국영화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는 천만 영화가 한 편도 탄생하지 않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 변화다. 한국영화 시장은 투자 위축과 흥행 부진이 이어지며 침체 우려가 제기됐지만, 올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한국영화에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름 성수기에는 새로운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할리우드 대작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 구도 역시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눈앞으로 다가온 할리우드 기대작 가운데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디스클로저 데이'가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쥬라기 공원', 'E.T.', '우주전쟁', '레디 플레이어 원' 등을 통해 극장 관람의 즐거움을 선사해 온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최근 할리우드가 기존 IP 중심 전략에 집중해 왔다면, 이번 작품은 스필버그 특유의 오리지널 SF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기대를 받고 있다.
'토이 스토리5' 역시 강력한 경쟁작이다.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픽사의 대표 프랜차이즈로, 어린 시절 시리즈를 경험한 세대와 새로운 관객층을 동시에 극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작품이다. 가족 관객층을 기반으로 한 폭넓은 흥행력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슈퍼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흥행세가 다소 주춤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DC 스튜디오가 새로운 방향성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선보이는 주요 프로젝트다.
이들 작품이 위협적인 이유는 흥행 잠재력뿐 아니라 압도적인 글로벌 인지도와 마케팅 규모 때문이다. 해외에서 형성된 기대감이 국내 시장으로 이어지고,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관련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작품들은 작품성뿐 아니라 화제성과 주목도 경쟁까지 동시에 치러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7월 8월에는 더욱 강력한 경쟁작들이 대기하고 있다. 현재 극장가에 출격한 할리우드 기대작들에 이어 마블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상반기 한국영화가 만들어낸 흥행 분위기가 여름 성수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특히 업계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등판하기 전까지 현재 박스오피스를 이끌고 있는 '군체'와 '와일드 씽'의 흥행 지속력에 주목하고 있다. 여름 시장을 뒤흔들 만한 또 다른 한국영화 기대작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두 작품이 얼마나 오랫동안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흥행은 결국 작품 자체의 경쟁력이 좌우하지만, '군체'와 '와일드 씽'이 만들어낸 열기가 유지된다면 '호프' 역시 보다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관객과 만날 수 있다.
이에 올여름 극장가는 한국영화가 만들어낸 반등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군체'와 '와일드 씽', 그리고 '호프'로 이어지는 한국영화 라인업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세 속에서도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상반기 내내 이어진 한국영화 강세가 여름 성수기에도 계속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올해 극장가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