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A·삼전닉스 레버리지 내놨지만…고환율에 '머쓱'
입력 2026.06.08 07:01
수정 2026.06.08 07:01
'환율 상승 주범' 서학개미 겨냥
정책 쏟아냈지만 효과 '미미'
"외국인 자금 유출 지속되면
환율 하방 경직성 유지될 듯"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원·달러 환율이 증시를 비롯한 국내 경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학개미를 환율 상승 '주범'으로 꼽은 이재명 정부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삼성전자·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국민연금 해외주식 목표 비중 축소 등 환율 하락 유도 정책을 쏟아냈지만, 실질적 효과는 미미한 모양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지난 4일보다 9.4원 오른 1539.1원으로 집계됐다.
당일 오전 10시 27분께 1549.1원까지 치솟아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정부가 '서학개미 환율 책임론'을 언급하며 올해 들어 각종 정책을 도입했지만 뚜렷한 효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학개미들의 미국주식 매수세를 국내로 돌려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지난달 29일 기준 RIA 잔고는 2조5839억원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 매도금액은 1조6607억원에 그쳤다.
해당 시점 미국 주식 보관액이 2041억6073만 달러(약 316조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했던 환율 기여효과는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국민연금 정책 변화,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등도 일부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줬을 수 있지만, 환율 시장 전반에 미친 영향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환율 상승 책임을 서학개미에 지웠던 정부 기존 판단부터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4~5월은 물론, 이달 들어서도 서학개미들이 미국주식을 순매도하고 있음에도 환율은 우상향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가는 최근 환율 고공행진이 중동 불확실성이라는 '대외 변수'와 외국인 국내주식 투매라는 '대내 변수'가 상승작용을 일으킨 결과로 보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국인의 미국 주식투자는 주춤한 가운데 휴전 불확실성, 글로벌 금리 변동성 확대로 외국인 수급은 압도적 매도 우위"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7일부터 전날까지 20거래일 연속 국내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중동전쟁이 어떤 식으로든 일단락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환율 안정은 외국인 수급 개선 여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부담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라며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자본수지에서 대규모 유출이 발생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올해 1분기 증권투자수지를 살펴보면, 내국인의 해외 주식투자는 약 261억 달러(약 40조원)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약 413억 달러(약 64조원) 감소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외국인 순매도세가 진정될 경우 원화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환율이 140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경우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환율 하방 경직성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