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실효관세율 부담 줄었다...주요 수출국 상위 3위→6위
입력 2026.06.04 12:58
수정 2026.06.04 13:01
올 1분기 실효관세율 8.7%…美상호관세 발표 이후 최저 수준
자동차 관세 인하 영향에 관세액 감소세… 철강은 부담 확대
ⓒ대한상공회의소
미국의 새로운 상호관세 정책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실효관세율 부담이 주요 경쟁국 대비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3위였던 한국의 실효관세율 순위는 올해 1분기 6위로 하락했다. 실효관세율도 8.7%로 미국 관세정책 발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주요 수출국 가운데 관세부담 개선 폭이 가장 큰 국가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관세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대미 수출액(CIF 기준)은 367억4000만 달러, 관세액은 32억 달러, 실효관세율은 8.7%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26.4%), 인도(14.1%), 일본(11.2%), 독일(10.3%), 베트남(9.9%)에 이어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6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실효관세율은 지난해 2분기 10.0%에서 3분기 13.5%까지 상승했으나 4분기 11.8%, 올해 1분기 8.7%로 낮아졌다. 순위 역시 지난해 2·3분기 3위에서 4분기 5위, 올해 1분기 6위로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와 올해 1분기를 비교하면 한국은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실효관세율 순위 하락폭이 가장 큰 국가로 나타났다.
1분기 관세액 32억 달러로 감소세 전환
올해 1분기 한국의 대미 수출 관세액은 32억 달러로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7위를 기록했다. 국가별 관세액은 중국이 165억8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58억 달러), 멕시코(50억7000만 달러), 일본(39억6000만 달러), 독일(35억7000만 달러), 인도(34억2000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한국의 관세액은 미국의 보편관세 10% 부과가 시작된 지난해 2분기 33억 달러에서 3분기 42억3000만 달러로 증가하며 정점을 찍은 뒤 4분기 35억 달러, 올해 1분기 32억 달러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4월 보편관세 10% 부과와 자동차·부품(25%), 철강·알루미늄(50%) 등 품목관세 시행으로 관세 부담이 급증했지만 이후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자동차 관세 인하 효과가 반영되면서 부담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진 점이 실효관세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올해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조치에 대해 미국 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린 이후, 무역법 122조에 따른 새로운 10% 관세가 시행되면서 올해 1분기 후반 통계에 일부 반영된 점도 부담 완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실효관세율은 실제 부과된 관세액을 수입액으로 나눈 값으로, 국가별 수출 품목 구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반도체와 에너지 등 일부 품목에는 관세가 적용되지 않아 관련 품목 비중이 높은 대만과 태국의 실효관세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캐나다와 멕시코 역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효과로 낮은 실효관세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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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담 줄고 철강 부담 늘어
품목별로는 자동차와 철강의 희비가 엇갈렸다.
관세액 비중이 가장 큰 자동차 분야의 실효관세율은 지난해 2분기 21.3%, 3분기 23.8%까지 올랐으나 4분기 18.9%, 올해 1분기 13.5%로 낮아졌다. 독일과 일본은 지난해 8~9월 자동차 관세가 먼저 15%로 인하된 반면 한국은 11월부터 적용돼 지난해 4분기에는 격차가 벌어졌지만 올해 1분기에는 일본(12.5%)보다는 높고 독일(14.5%)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반면 철강 및 철강제품의 실효관세율은 지난해 6월 50% 품목관세 시행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42.5%까지 상승했다. 중국 역시 지난해 3분기 대비 다소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멕시코와 캐나다는 자유무역협정 효과로 철강 분야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실효관세율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대미 철강 수출의 52%를 차지하는 선철·합금철이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 20%대의 실효관세율을 나타냈다. 다만 대한상의는 한국의 경우 선철·합금철 수출 비중이 전체 철강 수출의 2% 수준에 불과하고 강관·판재류 등 완제품 비중이 높아 브라질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담 완화됐지만 통상 불확실성은 여전”
대한상의는 한미 협상을 통한 관세 인하 효과로 우리 기업의 전반적인 비용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철강 등 일부 품목의 높은 관세율과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IEEPA 관세 무효 판결과 무역법 122조 관련 판결이 잇따르고 있는 데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 조사도 진행되고 있어 미국의 통상 정책이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조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관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정부 차원의 외교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정부의 협상 노력과 기업들의 대응이 맞물리면서 미국 관세 부과 초기보다 부담이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환율과 원자재 가격, 통상 환경 변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민관이 팀플레이로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