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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1530원 뚫렸다…'고환율 뉴노멀' 우려 확산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6.04 16:10
수정 2026.06.04 16:20

개장과 동시에 1530원 돌파…금융위기 이후 처음

중동 긴장 고조·유가 상승, 안전자산 선호 확대

'환율 급등' 정부 외환시장 점검…"과도한 쏠림"

"고환율 '일시적 현상' 아냐…장기화 고려해야"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재확산 영향으로 장중 1530원을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정부가 시장 안정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3원 오른 1529.7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이날 원화 환율은 13.6원 오른 1530.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 1530.8원 수준까지 치솟았으나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이후 1520원대 후반에서 움직였다.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153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0일(1554.0원)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장중 기준으로도 지난 3월 31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1530원선을 돌파했다. 당시 장중 고점은 1536.9원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도 12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환율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우려가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달러화 강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의 추가 관세 발표와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며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외환시장 점검에 나서며 시장 안정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과도한 쏠림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며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율을 끌어올리는 대외 변수들이 여전한 만큼 고환율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환시장의 타이트한 달러 수급과 중동 지역 불안, 강달러 기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환율이 지난 4년간 고점을 꾸준히 높여온 만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상승을 이끄는 달러 수요 증가가 단기간 내 완화되기 어렵고, 하반기 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또 "구두 개입은 투기적 매수세를 일부 억제하고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효과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구두 개입만으로 중장기적인 환율 방향을 바꾸기는 어려운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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