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탁소텔 영업양수 시 경쟁 제한 우려…공정위, 디탁셀 영업 매각 명령
입력 2026.06.04 12:00
수정 2026.06.04 12:01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 1・2위 간 결합
시장 경쟁 유지되도록 자산매각조치 부과
공정거래위원회.ⓒ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보령’의 유방암 치료제 ‘탁소텔’(Taxotere) 영업 양수에 대한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 보령이 보유한 도세탁셀(docetaxel) 성분 제네릭 항암제 디탁셀(Ditaxel) 영업을 매각하도록 시정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4일 보령이 Sanofi S.A.(이하 사노피)로부터 도세탁셀 성분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Taxotere)의 영업을 양수하는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국내에서 도세탁셀 성분 제네릭 항암제를 공급하는 보령이 같은 성분의 오리지널 항암제인 탁소텔의 전세계 영업권을 양수하는 수평결합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에서 보령은 시장점유율 13.8%로 2위 사업자이고, 사노피는 시장점유율 64.7%의 1위 사업자다.
이 밖의 경쟁사로는 제네릭 판매사가 6개 있으나 이들 각각의 시장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따라서 이번 기업결합으로 보령은 합산 시장점유율 64.7~78.5% 수준의 압도적인 1위 사업자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사노피·보령은 지난 2022년부터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에서 각각 1·2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유지해 왔으며 양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2022년 75.1%에서 지난해 78.8%로 늘었다.
특히 해당 시장은 오래전 제네릭이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인 탁소텔의 점유율이 여전히 높은 시장으로, 제네릭사 중 1위인 보령이 오리지널까지 인수하게 되면 그 즉시 나머지 사업자들과의 격차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게 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나아가 보령이 최종적으로 탁소텔을 직접 제조·판매하는 단계에 이르면 약사법 하위규정에 따라 자신의 디탁셀 제조품목허가는 반납해야 하는데, 이 경우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에서 1위 제품을 그나마 견제하는 역할을 해온 2위 제품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더욱이 보령은 2023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무알코올 도세탁셀 제품을 개발·공급하는 등 1위 제품과 품질경쟁을 해왔으나 1위 제품을 인수한 다음 이러한 품질경쟁 유인이 줄어들고 나아가 무알코올 제품인 디탁셀이 시장에서 사라지면 소비자 선택권에도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아울러 보령은 소위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에 따라 최근 수년간 오리지널 항암제들의 국내 판권을 지속적으로 인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이번 탁소텔 인수 역시 이러한 LBA 전략에 따라 이뤄진 것이며 보령은 “지속적 이익을 보장하는 Cash Cow로 활용해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자 LBA 전략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또 보령은 전담 조직 및 영업 능력을 집중적으로 키워옴으로써 항암제 부문에 특화된 사업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보령은 이번 기업결합으로 경쟁사와의 생산능력 격차를 더욱 확대할 능력과 유인이 충분하고 이에 따라 탁소텔의 매출을 더욱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분석에서도 이번 기업결합 이후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에서 가격 인상 및 소비자 후생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에서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고,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구체적으로는 보령이 디탁셀 영업 관련 자산을 6개월 이내에 제3의 제약사에게 매각하도록 해 시장에 유효한 경쟁자 수를 유지토록 했다. 이는 추가로 최대 6개월 연장 가능하다.
아울러 디탁셀의 경쟁능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행태적 조치로서 매각 전까지는 보령이 디탁셀 생산·공급을 중단하는 행위 및 탁소텔로의 거래 전환을 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매각 후에는 매수인이 요청 시 보령이 일정 기간 디탁셀 완제품을 공급하고, 기술지원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결되는 항암제 시장에서 기업결합이 초래할 수 있는 경쟁제한 효과를 면밀히 검토해 경쟁 감소 및 소비자 후생 감소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기업결합 후에도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가격·품질 경쟁 메커니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시정조치를 촘촘히 마련하였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