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수당 칼같이 지급했더니…승진 기피하는 日직장인들
입력 2026.06.04 11:55
수정 2026.06.04 11:55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일본 중앙부처 관료사회에서 관리직으로 승진한 뒤 오히려 연봉이 줄어드는 이른바 '연봉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도쿄 가스미가세키 중앙부처에서는 실장·과장급으로 승진한 뒤 연봉이 오히려 깎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021년 고노 다로 당시 행정개혁담당상이 "초과근무 시간을 모두 기록하고 수당도 전액 지급하라"고 지시한 이후 본격화됐다.
그 전까지 일본 중앙부처에서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실제 근무시간보다 적은 수당만 지급하는 이른바 '서비스 잔업'이 관행처럼 이어졌다.
하지만 초과근무 수당이 정상적으로 지급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장시간 근무하는 젊은 실무자들의 급여가 크게 오른 반면, 관리직은 잔업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승진 후 실수령액이 줄어드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총무성의 한 간부는 닛케이에 "실장으로 승진한 뒤 초과근무 수당이 사라지면서 연봉이 100만엔(약 945만원)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취업빙하기 세대인 40~50대 관료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젊은 시절에는 무급 야근을 감수했지만 정작 처우 개선 혜택은 받지 못한 채 관리직으로 승진하면서 수당 대상에서도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구조로 인해 일본 관료사회에서는 승진을 기피하는 분위기까지 확산되고 있다. 승진해도 보상이 줄어든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조직 경쟁력 약화와 인재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닛케이는 "승진이 손해라는 인식이 굳어질 경우 관료 조직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치권 차원의 근무 방식 개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도 문제 해결에 나섰다. 국가공무원 인사를 담당하는 인사원은 올해 4월부터 본부성 업무조정수당 지급 대상을 관리직까지 확대해 월 5만1800엔을 지급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해당 수당만으로는 연봉 감소분을 메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