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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신장이식 거부반응, 혈액검사로 예측한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6.04 11:08
수정 2026.06.04 11:08

서울대병원, 신장이식 환자 123명 분석

혈액검사만으로 저위험군 선별 가능성 확인

거부반응 없는 환자 예측도 97.8% 기록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연구진이 신장이식 후 무증상 거부반응 위험도를 비침습적 혈액검사로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이고 고위험 환자를 보다 정밀하게 선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조아라·민상일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팀은 신장이식 후 새롭게 발생한 ‘공여자 특이 항체’를 가진 환자에게 ‘공여자 유래 세포유리 DNA’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무증상 거부반응 예측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최근 발표했다.


공여자 특이 항체는 신장이식 후 체내에 새롭게 생성되는 항체로, 이식신 기능 저하와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주요 면역학적 위험인자로 꼽힌다. 다만 항체가 발견된 환자 가운데 실제 조직검사에서 거부반응이 확인되는 비율은 30~40%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는 출혈과 통증, 입원 부담을 동반하는 침습적 시술이어서 환자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에 최근 이식신 손상을 파악할 수 있는 비침습적 바이오마커로 공여자 유래 세포유리 DNA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이식받은 신장에 면역학적 손상이나 염증이 발생했을 때 혈액 속으로 방출되는 DNA 조각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국내 3개 이식센터에서 신장이식 후 안정적인 이식신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환자 123명을 대상으로 혈액 내 세포유리 DNA 수치와 조직검사 결과를 전향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공여자 특이 항체 양성군 77명과 음성군 46명으로 구성됐다.


신장이식 후 이식신 손상으로 혈액 내에 증가한 ‘세포유리 DNA’를 측정해 거부반응 위험을 비침습적으로 평가하는 원리 모식도 ⓒ서울대병원

분석 결과, 혈액 내 세포유리 DNA 수치 중앙값은 특이 항체 양성군이 1.2%로 음성군의 0.3%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실제 신장 내 미세혈관염증이 심할수록 세포유리 DNA 수치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제 조직검사 진단 기준인 밴프 지표를 적용한 결과, 미세혈관염증 점수가 0~1점인 환자의 세포유리 DNA 수치 중앙값은 0.54%였지만, 염증 점수가 2점 이상인 환자에서는 1.6% 이상으로 상승했다.


진단 성능도 개선됐다. 공여자 특이 항체 유무만으로 거부반응을 예측했을 때 진단 성능 지표(AUC)는 0.74였으나, 세포유리 DNA 검사를 함께 적용한 결과 AUC는 0.81로 높아졌다.


특히 두 검사를 결합했을 때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공여자 특이 항체가 검출된 환자 중 세포유리 DNA 수치가 1.0% 미만인 저위험군을 선별한 결과, 실제 거부반응이 없을 확률을 의미하는 음성예측도는 97.8%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무증상 거부반응 위험이 낮은 환자를 효과적으로 가려내 조직검사를 안전하게 보류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민상일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신장이식 후 공여자 특이 항체가 발견되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 거부반응을 우려하게 되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비침습 바이오마커를 결합해 실제 거부반응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더 정밀하게 선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세포유리 DNA를 임상 의사결정 과정에 적절히 통합하면, 환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이식신 손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개인 맞춤형 모니터링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장이식은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꼽히지만, 이식 후 발생할 수 있는 거부반응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장기 생존율과 이식신 기능 유지에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이번 연구는 혈액검사를 활용해 거부반응 위험도를 보다 정밀하게 평가함으로써 불필요한 침습적 검사를 줄이고, 환자 맞춤형 추적관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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