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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용 보리 심었더니…감자밭 토양유실 25% 감소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6.03 11:00
수정 2026.06.03 11:00

파종 30일 뒤 토양 피복률 90% 내외

호밀보다 종자값 25% 낮아 농가 부담 완화

감자 이랑 사이에 맥주용 보리를 재배하는 모습. ⓒ농촌진흥청

우리나라 밭의 60% 이상이 경사지인 가운데 맥주용 보리를 이랑 사이에 심으면 장마철 집중호우 때 토양유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경사지 밭에서 작물을 재배할 때 맥주용 보리를 이랑 사이에 심으면 빗물에 의한 토양유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3일 밝혔다.


최근 강우 강도가 평년보다 18% 이상 높아지면서 경사지 밭의 토양 보전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경사지 밭은 집중호우 때 빗물이 지표면을 따라 빠르게 흘러 토양과 양분이 함께 유실될 위험이 크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 연구진은 국내 맥주용 보리 5품종인 ‘광맥’, ‘호품’, ‘흑호’, ‘호단’, ‘다이안’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파종 30일 뒤 토양을 덮는 피복률이 87.6~91.0%로 나타났다. 품종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실제 경사진 감자 재배지에 ‘광맥’을 심어 시험한 결과 작물을 덮지 않았을 때보다 토양유실량이 약 25% 감소했다. 감자 재배 기간 토양유실량은 무피복 0.4t/ha에서 광맥 재배 0.3t/ha로 줄었다.


이랑 사이에 덮는 작물을 심으면 빗방울이 토양 표면에 직접 떨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토양이 물을 천천히 흡수하도록 해 토양침식을 완화하고 지표면을 따라 흐르는 물의 속도를 낮춰 토양과 양분 유출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그동안 경사지 토양유실 방지에는 주로 호밀이 활용됐다. 다만 호밀은 종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대부분 외국산에 의존해 농가 경영비 부담이 컸다.


맥주용 보리는 호밀보다 종자 가격이 약 25% 저렴하다. 20kg 기준 종자 가격은 호밀 4만8580원, 맥주용 보리 3만6000원이다. 봄 파종 때 발아일도 보리는 3~5일로 호밀 5~10일보다 빠르다.


식물체 크기가 호밀의 절반 수준으로 작아 주 작물과 양분 경합이 적은 점도 장점이다. 이번 연구에 쓰인 맥주용 보리 종자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조광수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장은 “경사지 밭이 많은 고령지에서는 장마철 기후 변화에 대응해 덮는 작물을 재배하는 등 선제적 토양 보전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맥주용 보리 활용 기술이 환경을 보전하고 농가 부담을 낮춰 지속 가능한 밭 농업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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