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다음은 로보틱스"…젠슨 황, 한국 투자 방향 밝혔다
입력 2026.06.02 11:22
수정 2026.06.02 11:33
"한국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삼성·SK·LG·현대차·네이버 협력 기대
성수 총수 회동서 피지컬 AI 논의 전망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의 엔비디아(NVIDIA) 대만 신사옥 ‘컨스텔레이션' 착공 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로보틱스 산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를 예고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넘어 로봇·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등 이른바 '피지컬 AI' 분야가 차세대 성장축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엔비디아와 삼성·SK·LG·현대차·네이버 간 협력도 한층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황 CEO는 지난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행사에서 한국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항상 한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에 로보틱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도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며 "한국은 상상력과 창의력, 야망은 매우 크지만 노동 인구가 부족해지는 상황이다. AI와 로봇이 한국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의 발언은 엔비디아가 한국을 피지컬 AI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AI 산업이 데이터센터와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한국 제조업과 IT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엔비디아는 국내 주요 기업들과 반도체 공급망을 넘어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와 휴머노이드 개발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를 중심으로 제조 현장과 로봇에 AI를 접목하는 협력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LG그룹은 가장 적극적으로 거론되는 파트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그루트 기반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고 로봇 개발 플랫폼을 활용한 현장 실증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홈 로봇 '클로이' 사업 확대와 함께 올해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양산 체제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및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 과정에서도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스마트팩토리 고도화에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 AI·로보틱스 인프라를 활용한 산업용 로봇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에이전틱 AI 기반 로봇 운영체제(OS) 고도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네이버 역시 주요 협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네이버 제2사옥 '1784'는 로봇·클라우드·디지털트윈 기술이 집약된 대표적인 로봇 친화형 공간이다. 황 CEO는 방한 기간인 오는 8일 네이버 1784를 방문할 예정으로, 양사 협력 방안도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다. 피지컬 AI 확산으로 로봇의 학습·추론 수요가 늘어날 경우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CEO는 최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달성한 SK하이닉스에 대해 "정말 자랑스럽고 그들의 성공을 보게 돼 기쁘다"고 축하하기도 했다.
황 CEO는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서울에서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인 GTC를 개최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서울이 원한다면 와서 개최할 것"이라며 "서울은 오래전부터 e스포츠와 PC방 문화의 중심지였고 지포스 초기 시절부터 나와 매우 가까운 곳"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이번 주 한국을 찾아 주요 그룹 총수들과 연쇄 회동에 나설 예정이다. 재계에 따르면 5일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집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하는 만찬이 추진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 여부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에서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협력 확대 방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 CEO는 회동 메뉴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에서 치킨을 먹으러 갈 것 같고 순댓국도 먹을 수 있고, 삼겹살도 구워 먹을 수 있다"고 답했다.
황 CEO는 4일 입국한 뒤 총수 회동 외에도 기업인 간담회,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 프로야구 시구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