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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 덕에 웃은 저축은행…본업 경쟁력은 숙제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6.02 07:08
수정 2026.06.02 07:08

1분기 순익 3338억…1년 전 대비 659% ↑

상위사 중심 유가증권 수익 급증

중소형사 부담 여전…양극화 심화

"대출자산 성장·건전성 개선 병행돼야"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1분기 3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저축은행중앙회

올해 1분기 저축은행업권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다만 대출 영업 확대보다는 유가증권 운용 등 비이자이익 증가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업권의 수익구조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 79개사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33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0억원)보다 659%(2898억원) 급증했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자리했다.


유가증권·대출채권·수수료 관련 손익 등 비이자이익은 2944억원으로 1년 전(267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8018억원으로 같은 기간 11.5% 감소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들은 유가증권 운용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9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126억원) 대비 7.8배 급증한 규모다.


유가증권 평가·처분이익은 지난해 1분기 112억원에서 올해 1075억원으로 963억원 증가하며 전체 순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OK저축은행도 유가증권 수익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OK저축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8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9.3% 증가했다.


유가증권 관련 수익은 29억원에서 742억원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본업인 여신 영업 확대가 쉽지 않은 가운데 유가증권 운용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상위 저축은행들의 유가증권 보유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가증권 잔액은 OK저축은행이 1조574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BI저축은행 9392억원 ▲웰컴저축은행 7948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717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총자산 대비 유가증권 비중 역시 7~13% 수준에 달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 수익 확대를 업권 체질 개선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은 예금을 받아 대출을 내주고 이자수익을 얻는 것이 핵심 사업모델이다.


그러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및 부동산 금융 규제 강화, 경기 둔화 등이 겹치며 대출 자산 확대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업권 연체율은 6.7%로 전 분기 대비 0.7%포인트(p) 상승했고 기업대출 연체율은 8.9%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번 실적 개선이 자본력이 풍부한 대형사를 중심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유가증권 운용은 충분한 자기자본과 전문 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중소형사가 대형사와 같은 투자 전략을 구사하기도 여의치 않다.


업권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유가증권 운용 확대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투자수익 의존도 심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결국 장기적인 수익성은 본업인 대출 경쟁력 회복 여부가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순이익 규모만 보면 업황이 회복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투자 부문 수익 증가와 비용 감소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며 "저축은행의 본업인 대출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대출자산 성장과 건전성 개선이 병행돼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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