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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상품권 환불 완화가 불씨…기프티콘 약관 개정론도 재점화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5.28 06:44
수정 2026.05.28 06:44

공정위 ‘60% 사용’ 기준 유지…업계 “분쟁·정산 구조 고려”

소비자단체 “기업 귀책 땐 전액 환불”…“표준약관 개정해야”

가맹점·발행사·플랫폼 복잡한 이해관계…업계 “전면 개편 어려워”

스타벅스 로고. ⓒ뉴시스

스타벅스코리아의 한시적 ‘선불카드 환불’ 완화 조치 이후 ‘기프티콘 잔액 환불’ 필요성이 재부각되고 있다. 불필요한 추가 결제를 막고 남은 금액의 활용성을 높여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논의가 타 브랜드로까지 확산하면서 업계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100% 직영 체제로 운영되는 스타벅스만 유일하게 기프티콘 사용 후 남은 차액을 스타벅스 카드에 충전해주는 방식으로 환불을 지원하고 있다. 현금화(일명 카드깡)나 제도 악용 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관련 구조를 알기 어려운 소비자들은 사회적 논란 등으로 더 이상 브랜드 이용을 원치 않을 경우 전액 환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과 복잡한 정산 구조 등을 이유로 제도 변경에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 26일 스타벅스코리아는 내달 1일부터 2주간 한시적으로 선불카드 잔액을 조건 없이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스타벅스의 이용 약관은 선불카드에 대해 마지막 충전 시점 기준 잔액의 60% 이상(1만원 이하는 80% 이상)을 써야만 나머지를 환불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쉽게 말해 1만원을 충전했다면 8000원 이상, 5만원을 충전했다면 3만원 이상을 써야 잔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사용하지 않은 스타벅스 카드 잔액을 반환해달라는 지급명령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면서 지난 주말 사이 업계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환불 기준이 ‘60% 사용’일까. 이 같은 환불 기준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상품권은 종이 형태의 지류 상품권과 모바일·카드 기반의 신유형 상품권으로 나뉜다.


스타벅스는 공정위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에 맞춰 환불 정책을 운영해왔다. 표준약관 제7조는 충전식 금액형 상품권의 경우 권면금액의 60%(1만원 이하는 80%) 이상 사용해야 잔액 환불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타벅스 뿐 아니라 메가커피·투썸플레이스 등 다른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유사한 환불 규정을 적용 중이다. 대부분 권면금액의 60%(1만원 이하는 80%) 이상 사용해야 남은 잔액 환불이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서 현금 환불은 제한된다.


다만 해당 표준약관은 법적 강제성이 있는 의무 조항이 아닌 권고 성격이 강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환불 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의 잘못이나 사회적 논란 등으로 소비자가 더 이상 해당 브랜드 이용을 원치 않을 경우에는 별도의 예외 환불 조항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행 표준약관과 관련 법령은 이번 스타벅스 사태와 같이 기업의 명백한 사회적·도덕적 귀책사유로 인해 소비자가 더 이상 해당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 이용을 거부하는 경우에 대한 환불 근거를 전혀 두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위와 국회는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및 전자금융거래법 관련 규정을 즉각 개정해야 한다"며 "이번 사례와 같이 기업의 명백한 잘못으로 소비자가 불매를 원하는 경우 사용 금액과 관계없이 선불금 전액을 환급 받을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타벅스. ⓒ연합뉴스

그러나 소비자단체의 문제 제기에도 업계에서는 현행 기준을 쉽게 바꾸기 어렵다는 게 공통된 해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이 사실상 업계의 기준처럼 활용되고 있는 만큼, 개별 업체가 이를 넘어서는 환불 정책을 도입하는 데 부담이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정부 권고 기준에 맞춰 운영했다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고, 약관 심사나 법적 리스크 부담도 일부 덜 수 있다. 특정 기업만 별도 환불 기준을 운영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나 추가 민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직영 여부와 관계없이 소비자 분쟁 대응과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통일된 기준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기프티콘과 선불카드 시장은 정산 구조와 시스템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특정 브랜드만 별도 기준을 적용할 경우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AI 이미지 삽화ⓒ데일리안
공정위 약관·전자금융법 ‘첩첩’…업계는 신중론


이런 가운데 스타벅스의 한시적 선불카드 환불 완화 조치를 계기로 업계 전반의 기프티콘 환불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소비자 요구도 커지는 분위기다. 선불식 충전 시장의 불합리한 환불 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 권익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불카드는 일정 금액을 미리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인 반면 기프티콘은 특정 상품이나 금액권을 모바일로 주고받는 형태의 상품권 서비스다. 두 서비스 모두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에 미리 금액을 지급하는 선불 결제 구조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소비자들의 기대와 달리 커피 업계에서는 기프티콘 환불 기준의 전면 개편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 표준약관 개정은 물론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제도 정비가 병행돼야 하고, 환불 기준 변화가 곧 본사·가맹점·플랫폼 간 정산 구조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지난 2023년부터 물품형 상품권(기프티콘) 차액을 스타벅스 카드에 충전해주는 방식을 도입했지만, 가맹사업 중심의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는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복잡한 정산 구조와 비용 부담 문제 등에 가로 막혀 제도화로 이어지진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기프티콘 시장 구조 자체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는다.


스타벅스를 제외한 다수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기프티콘은 쿠프마케팅·KIS정보통신 등 외부 발행사가 운영·관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 본사와 가맹점, 발행사, 플랫폼 사업자 간 정산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환불 정책을 일괄적으로 바꾸기 쉽지 않다.


이와 함께 브랜드사인 본사·가맹점주·판매 플랫폼이 수익을 나눠 갖는다는 점도 제도 개선을 어렵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가맹점 비중이 높은 브랜드사는 기프티콘 발행사를 따로 두고 온라인 선물하기 사업을 운영하기도 한다. 매출을 일으킨 주체가 많고, 관련 규정이 미비해 개별 사업자마다 계약 상황이 천차만별인 것이다.


특히 기프티콘 차액을 환급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꾸면 가장 손해를 보게 되는 사업자는 가맹점주다. 가맹점은 기프티콘을 직접 발행한 게 아닌데도, 브랜드사에 판매 수수료를 내야 한다. 본사가 할인 쿠폰을 남발하면 가맹점주가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과 비슷하다.


여기에 본사는 카카오 등 판매채널로부터 기프티콘 판매 매출을 사후 정산 받는다. 숫자상으로 매출은 일으켰지만, 아직 정산을 받지 못한 본사는 당장 가맹점에게 지급할 수 있는 돈이 없는 것이다. 자칫 가맹점주가 기프티콘 판매로 인한 비용을 떠안게 되는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


반면 스타벅스는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이 없다. 모든 매장이 직영점으로 운영·관리된다. 그렇다 보니 스타벅스 본사에서 기프티콘 발행도 직접 하고 있다. 가맹점 운영을 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스타벅스와 달리 도입이 되지 않고 있는 이유로 꼽는 배경이기도 하다.


물론 스타벅스 역시 기프티콘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은 아니다. 사용 후 남은 금액을 스타벅스 카드에 재충전해주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환불이 현금이 아닌 자사 카드 재충전 방식에 머물고 있는 만큼,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실질적인 환불 체계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불식 상품권이나 기프티콘은 단순 환불 문제가 아니라 가맹점·플랫폼·발행사 간 정산 구조와 공정위 표준약관, 전자금융거래법 등 여러 기준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영역”이라며 “소비자 분쟁 가능성과 법적 책임 범위, 제도 악용 우려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는 만큼 하나의 운영 기준을 바꾸는 것도 업계 입장에선 매우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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