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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1년] '관치'에 뒤틀린 금융…이자 막히자 '수수료 폭탄' 터졌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5.28 07:05
수정 2026.05.28 07:05

인위적 예대마진 억제 기조에

영업 구조 기형적 개편 '우려'

"거시 전략 없는 규제가 시장 왜곡"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 1분기 말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1.61%로 집계됐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금융당국이 전면에 내세운 금융 기치는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이었다.


은행의 가계대출 및 이자이익 비중을 낮추고, 관련 재원을 미래 신산업과 취약계층 상생금융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금융당국은 다양한 정책 성과 지표를 연일 발표하고 있지만, 시장 자율성을 위축시키는 관치금융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최근 증시 과열 국면과 맞물려 고령층 자산의 이중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 1분기 말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1.61%로, 이전 분기보다 0.04%포인트(p) 올랐다.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은행들이 인위적으로 대출 가산금리를 올리고 예금 금리는 내리는 방식으로 마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은행권은 신탁 및 보험 등 비이자수익 확대 영업까지 동시에 밀어붙였다.


창구의 실적평가지표(KPI)는 고위험 상품 영업 중심으로 개편됐다. 정부 규제로 풍선효과가 확대된 셈이다.


이러한 자금 왜곡 현상은 정권 초기 금융당국이 추진한 예대마진 억제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정부는 은행권의 이자수익을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수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비용 출연과 대출 금리 인하 유도를 유효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했다.


주수입원인 대출 마진의 변동성이 커지자 시중은행들은 비이자수익 중심으로 영업 구조 개편을 시도했다.


현장에서는 무리한 수수료 실적 압박이 기형적인 영업 행태로 이어졌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점 윗선에서는 창구 직원들에게 친인척이나 부모님 명의를 동원해서라도 저축성 보험 실적을 채우라는 식의 압박까지 공공연하게 이뤄졌다"며 "결과적으로 직원들에게 실적 독촉이 내려온 셈"이라고 털어놨다.


내부 직원을 향한 이 같은 압박은 외부 고객을 향한 무리한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은행 창구에서는 정기예금 재예치 목적의 시니어 고객층을 대상으로 고금리를 앞세운 방카슈랑스, ETF 등 대체 상품 유치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구조 이해도가 낮은 고령층 소비자의 가입이 늘었지만, 문제는 초기 사업비와 수수료가 원금의 최대 70%에 달하는 불리한 수수료 구조라는 점이다.


불완전판매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들의 자금은 급격한 자본시장 과열과 맞물려 리스크에 노출됐다.


증시 진입을 위한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오랜 기간 묶어두어야 하는 저축성 보험을 중도 해지하는 사례가 급증한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기예금 이탈 및 보험 해지 가속화의 상당 부분이 증시 진입을 위한 유동성 확보 움직임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방위적 머니무브는 시장 데이터로 확인된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3월 말(937조4565억원)보다 줄어든 937조18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정기예금은 앞서 지난해 12월 32조7034억원 큰 폭 감소한 뒤 1월에도 2조4133억원 줄었다.


이어 3월(-9조4332억원)부터 다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생명보험사 빅3의 올해 1분기 해약환급금 역시 5조원에 육박했다.


금융권에서는 자본시장 유입 목적의 중도 해지가 늘어날수록 가입 초기에 고율의 사업비가 차감되는 저축성 보험 특성상 중도 해약에 따른 원금 손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퇴 세대의 자산 손실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보험 해지로 원금 손실을 감수한 고령층의 자금은 코스피 8000선 안팎의 증시 진입에 투입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서는 기존 저축성 보험 해지로 발생한 손실을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통해 보전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교한 거시 전략 없이 금융권을 압박한 결과가 낳은 시장 왜곡"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자본시장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현 정권이 출범 직후 무력화하면서 시장 방어벽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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