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공보의 제도…의료취약지 보건지소 줄줄이 공백
입력 2026.05.15 06:30
수정 2026.05.15 06:30
의정갈등·복무 기피 겹치며 신규 편입 98명 추락
복무기간 단축·지역의사 연계 등 제도 전면 재설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농어촌과 도서지역 의료를 떠받쳐온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제도가 급격한 인력 감소 국면에 들어섰다. 신규 편입 인원이 사실상 붕괴 수준까지 줄어들면서 의료취약지 보건지소 상당수가 의사 없이 운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5일 국회입법조사처의 ‘공중보건의사 제도 개편과 취약지 의료 인력 확보 방안’에 따르면 올해 의과 공보의 신규 편입 인원은 98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663명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전체 의과 공보의 규모도 같은 기간 1960명에서 593명으로 감소했다.
의정갈등 이후 현역병 입대와 의대 졸업 유예 등이 겹치면서 공보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편입 인원은 2031년까지도 연간 100명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의사 공백은 지역보건의료기관에서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는 2025년 730개소에서 올해 1023개소로 늘었다. 내년에는 전체 보건지소의 86.9%인 1083개소에 공보의가 배치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공보의 제도가 병역 대체복무 체계에 머물러 있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보의는 3주 군사훈련 이후 36개월 의무복무를 수행한다. 육군 현역병 복무기간 18개월의 2배 수준이다.
복무기간 장기화와 열악한 근무환경도 기피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의대생 약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복무기간이 단축될 경우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를 희망한다는 응답이 10명 중 9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배치 시스템 비효율 문제도 함께 제기된다. 민간 의료기관 접근성이 높은 지역 보건지소에도 공보의가 배치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정작 의료취약지 지원 기능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성과 무관한 배치, 과도한 비진료 업무 부담도 제도 이탈 요인으로 거론된다.
조사처는 공보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복무기간 단축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순 병역대체 인력이 아니라 지역의료 전문인력 양성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보건지소 근무를 수련체계와 연계하고 향후 지역의료전문의 과정으로 공식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취약지 근무 경력에 대해 수련병원 배정 가산점 등을 부여해 공보의 경험 자체를 의료인 경력 경로로 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공보의 의존 구조를 줄이기 위해 봉직의 채용 확대, 보건진료 전담공무원 활용 확대, 지역보건법과 농어촌의료법 통합 개편 필요성도 함께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