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개헌절차 오늘로 중단"…與 "국민 지탄 받을 것" 野 "합의 없는 독재 개헌"
입력 2026.05.08 15:11
수정 2026.05.08 15:14
개헌안 본회의 상정 포기 후 즉각 산회 선포
禹 "개헌무산 시킨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
한병도 "국민의힘이 개헌 정략적으로 활용"
송언석 "지금 있는 헌법부터 제대로 지켜라"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진보 여권 주도 헌법개정안 의결 시도에 대해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하며, 본회의 산회 선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의 반대로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던 헌법개정안(개헌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으면서 "오는 6월 3일 개헌 국민투표 시행을 위한 절차는 오늘로써 중단됐다"고 밝혔다.
우원식 의장은 8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39년만의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본회의를 연이틀 열고 국민의힘에 민심을 직시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며 "하지만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응답했다. 더 이상 의사진행이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개헌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우 아쉽고 몹시 안타깝다. 개헌의 시급성과 국민적 요구가 분명하고 쟁점도 없어 반대할 명분도 없는데 이런 개헌안을 놓고도 개헌의 문을 열지 못했다"며 "정략과 억지 주장을 끌어들여 개헌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민생 합의법안 50개에 대해서도 일일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며 "전반기 법사위가 통과시킨 건 전반기 국회의장인 내가 처리하고 가야 하는데 왜 그걸 통과시키지 못하게 필리버스터로 막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우 의장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우 의장은 "법안은 단순한 문서가 아니며, 법안을 억지로 막는 것은 민생을 인질로 붙잡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행위는 정치가 아니라 민생인질극이라는 비판을 들어도 시원치 않다"며 "불법 비상계엄을 꿈도 못 꾸게 하는 개헌까지 막아가면서 국민들의 민생 법안까지 이렇게 막는 이런 무책임한 관성은 규탄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하며 즉각 산회를 선포했다. 우 의장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다.
우 의장이 발언을 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은 본회의장 내에서 고성을 주고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정당"이라고 소리쳤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위헌정당"이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의 발언 도중 본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했다.
이에 대해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가 산회한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오히려 (개헌을) 선거용으로, 정략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나"라며 "우리 국민들로부터 큰 지탄을 받고 심판을 분명히 받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 원내대표는 "내란이, 계엄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엄격하게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의무화하는 게 선거와 무슨 관련이 있는가"라며 "이렇게 막는 것을 보면 오히려 시대에 맞는 개헌을 국민의힘에서 정략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는가란 생각이 들고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곧바로 맞불을 놨다. 송 원내대표도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로텐더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요구하는 건 죽어도 열지 않고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개최하는게 국회 모습인가.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원내대표는 "어제 본회의에서 개헌안은 명백히 부결됐다. (개헌안을 다시)상정하는 것 자체가 한번 부결된 건은 동일 회기에 다시 상정하지 못하게 하는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명백히 위헌인 행위를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간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개최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개헌안 투표 불성립이 되자 "내일(8일) 오후 2시 본회의를 다시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는 이 같은 이유로 다시 열린 것이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이 현행 헌법도 지키지 않는데 헌법을 고친다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 등 3대 사법 파괴를 넘어 삼권 분립을 파괴하겠다는데 헌법을 백번 고치면 뭐하나. 지금 있는 헌법부터 제대로 지키라"라고 직격했다.
끝으로 "지금 민주당이 걸어가는 길이 독재의 길이고 내란의 길이고 반자유, 반민주의 길"이라며 "여야 합의 없는 독재 개헌을 기필코 국민과 끝까지 막아내겠다. 역사는 독재를 하고자 하는 일방적인 개헌 추진을 분명히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3일 민주당 등 의원 187명이 발의한 이번 개헌안에는 헌법 전문에 부마 민주 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수록하고, 대통령 계엄 선포 때 즉시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계엄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