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징계한 KPGA 전 대표이사, 불구속 기소
입력 2026.04.27 11:01
수정 2026.04.27 11:02
KPGA 전경. ⓒ KPGA 노조
지난 2021년 직장 내 동성 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불이익성 징계를 내린 혐의를 받았던 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대표이사가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27일 KPGA 노조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은 지난 21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KPGA 투어 전 대표이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2021년 4월, KPGA에서는 직장 내 동성 추행 사건이 수면 위로 불거진 바 있다.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고연차 관리자로 수년간 사무실과 화장실 등지에서 동성의 다수 부하직원들을 상대로 귓불과 엉덩이를 만지는 등의 추행과 성희롱성 언행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 A씨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2024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이 확정됐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도 받았다.
문제는 공론화 직후 KPGA의 대응이었다. 당시 KPGA는 피해자 중 한 명에게 ‘언론 대응 부실과 보고 부재’ 등을 이유로 3개월 정직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협회 안팎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고, 해당 사안은 그해 가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피해 직원에 대한 중징계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모두 ‘부당징계’로 판정됐다. 이어 고용노동부 성남지청도 해당 징계를 남녀고용평등법 상 금지된 ‘불이익 조치’로 판단해 당시 KPGA 투어 대표이사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로부터 약 3년 4개월이 지났고, 검찰은 이를 정식으로 형사재판으로 넘겼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은 사업주가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나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 및 징계, 진급 등의 부당한 인사로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KPGA노동조합(위원장 허준)은 이번 기소가 단순히 과거의 한 사건에 대한 형사절차에 그치지 않고, 피해 사실을 진술하거나 신고한 직원에 대한 불이익 조치가 노동위원회 판단을 넘어 형사절차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KPGA노조는 “직장 내 성 비위나 괴롭힘 사건에서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노동위원회 판단과 사법기관의 형사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피해자 보호는 회사가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법이 정한 최소한의 의무인 만큼, KPGA는 피해자나 관련 진술자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는 징계나 인사조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