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랭킹 1~4위 전원 생존…이래서 역대급 준결승이구나
입력 2026.07.13 08:20
수정 2026.07.13 08:21
최고의 창 프랑스와 최고의 방패 스페인이 4강서 맞붙는다. ⓒ AFP=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도입된 1993년 이래 사상 첫 1~4위 팀이 전원 생존해 4강서 맞대결을 펼친다.
지구촌 최대의 축구 축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마침내 4개 팀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 4강에 진출한 주인공은 프랑스(3위), 스페인(2위), 잉글랜드(4위), 그리고 아르헨티나(1위, 이상 4강 진출 순)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FIFA 랭킹뿐 아니라 인구수와 국가 경쟁력(GDP)에서도 세계를 선도하는 강대국들이다. 그야말로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 아닌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을 증명하며 전력 순으로 낙오 없이 최후의 전장에 도달했다.
심지어 4강에 오른 4팀 모두 과거 월드컵 트로피를 한 번 이상 들어 올렸던 경험이 있다. 월드컵 4강전이 전원 우승국으로만 채워진 것은 지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서독,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잉글랜드) 이래 무려 36년 만이다. 즉, 이번 대회는 이변, 돌풍 등의 단어를 허용하지 않은 채, 축구 명가들이 가장 중요한 무대에 올라 명품 맞대결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사실 이러한 대진은 FIFA가 조추첨 당시부터 그려왔던 '최상의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FIFA는 대회 흥행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추첨 단계에서 FIFA 랭킹 1위부터 4위 팀들이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할 경우, 서로 토너먼트에서 맞부딪히지 않고 4강에서나 만날 수 있도록 대진표를 설계했고, 그대로 현실이 됐다.
스페인 라민 야말(왼쪽)과 프랑스의 특급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 ⓒ AFP=연합뉴스
첫 번째 4강전은 유럽 축구의 거두이자 이웃사촌인 프랑스와 스페인의 대결로 치러진다.
양 팀의 색깔은 극명하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 최고의 '창'이다. 킬리안 음바페를 필두로 우스만 뎀벨레, 마이클 올리세로 이어지는 파괴력 넘치는 공격진은 상대 수비를 그야말로 처참하게 부수고 있다. 이번 대회 6경기에서 무려 16골을 퍼붓는 가공할 만한 화력을 과시하며 상대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에 맞서는 스페인은 이번 대회 최고의 '방패'다. 앞선 6경기에서 단 1실점만을 허용하는 짠물 수비로 상대의 공세를 무력화했다. 스페인의 무서운 점은 단순히 수비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한다는 점이다.
특히 스페인은 이번 경기 전까지 공식 A매치 36경기 연속 무패라는 경이로운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이번 프랑스전에서 패하지 않고 결승에 진출하거나 연장 승부(공식 기록상 무승부)로 끌고 갈 경우, 37경기 연속 무패를 달성하며 과거 이탈리아가 세웠던 '역대 A매치 최장 경기 무패 타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잉글랜드 해리 케인(왼쪽)과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 AFP=연합뉴스
또 다른 4강전은 유럽과 남미를 넘어 양국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은 축구 그 이상의 전쟁이다. 두 나라는 역사적, 외교적, 그리고 축구사적으로도 얽히고설킨 최악의 앙숙 관계다.
두 나라의 비극적인 라이벌 의식은 1982년 발생한 '포클랜드 전쟁'이라는 피의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토 분쟁으로 겪은 양국의 감정적 골은 축구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이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는 손으로 공을 밀어 넣는 이른바 '신의 손' 사건으로 잉글랜드에 평생 씻을 수 없는 굴욕을 안겼다.
월드컵 4강 진출 팀들. ⓒ 데일리안 스포츠
월드컵 4강전에 도달하면 모든 팀들에 대한 전술적 분석과 전력 탐색은 이미 끝난 상황이다. 이제부터는 정신력과 사명감, 그리고 단 한 번의 기회를 포착하는 집중력의 싸움이다.
최고의 창과 방패, 36년 만의 우승국 4강, FIFA 랭킹 1~4위의 동반 진출 등 매치업 성사만으로도 흥미를 자아내는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이 이제 축구팬들 앞에 선보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