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북 정보 유출' 사퇴 요구에 반발…"달 보라 했더니 손가락만"
입력 2026.04.23 13:13
수정 2026.04.23 13:40
논란 배후엔 "미국일 수도, 내부일 수도"
"과거에 그런 일 넘어갔어…그게 국익"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따른 대북 정보 유출 논란과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 "지나친 정략"이라고 반발했다.
정 장관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인 박인준 천도교 교령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달을 보라고 했는데 손가락을 가리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달은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이고 손가락은 '왜 지명을 얘기했냐'고 하는 것인데, 그 지명은 북도 알고 우리도 알고 미국도 아는데 그것이 어떻게 기밀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뉴스에도 나왔는데 뉴스에 나온 것도 기밀인가"라며 "이것은 정략"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훤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기존에 알려진 영변·강선 외에 평안북도 구성시에도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정 장관이 민감한 대북 정보를 공개한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10년 전부터 수많은 연구 기관, 전문가들, 심지어 미국 의회 보고서에도 언급이 된다"며 "그 지명이 무슨 기밀인가"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정 장관은 "장관으로서 (핵 문제에 대한) 책임감 있는 경고"라며 "빨리 대화와 협상 국면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의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과거에도 간헐적으로 그런 일이 있었지만 알려지지 않고 넘어갔다. 그게 국익"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왜 그걸 분란을 일으키나"라고도 반발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에 대해선 "미국일 수도 있고 우리 내부일 수도 있다"며 배후론을 제기했다.
한미 관계를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는데 대해선 "충분히 설명했고 객관적인 증거 자료가 다 나와 있다"며 "이것이 그렇게 더 문제가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본질은 북핵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장관은 "재깍재깍 북의 핵 시계는 돌아가고 있고, 이것을 멈추도록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어떻게 멈추나. 제재와 압박, 봉쇄가 안 된다"며 "빨리 대화와 협상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 계기에, 중국 방문 계기에 뭔가 북미 대화의 계기를 만들어 봐야 한다"며 "어쨌든 대화와 협상으로 국면이 전환이 돼야 일단 북핵 문제의 심각성에 접근하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런 식의 논란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