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뿌리에서 시작된 LG·GS…4대 스포츠 ‘천하 통일’ 꿈꾼다
입력 2026.04.14 08:28
수정 2026.04.14 08:28
LG 그룹 야구와 농구, GS 그룹은 축구와 배구단 운영
여자배구 GS칼텍스가 첫 단추, 나머지 팀도 순항 중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2연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 뉴시스
한 뿌리에서 출발해 지금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LG와 GS의 끈끈한 관계는 한국 재계에서 독특한 사례로 꼽힌다. 사돈이라는 혈연을 넘어 반세기가 넘는 동안 큰 잡음 없이 동행을 이어갔고, 2004년 계열 분리 후 이제는 법적으로 남남이 됐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의 끈끈한 유대는 한국 경제사의 귀감이 되고 있다.
신뢰로 이어진 두 가문은 이제 스포츠 무대에서도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려 한다. 2026년 들어 LG와 GS가 운영하는 프로 스포츠단이 ‘동시다발적 정상 등극’이라는 전례 없는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LG 그룹은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프로농구 창원LG 세이커스를 운영 중이고, GS 그룹은 프로축구 FC 서울과 여자프로배구 GS 칼텍스를 산하에 두고 있다.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4대 스포츠 ‘천하 통일’ 가능성은 결코 허황되지 않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프로축구 FC 서울은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각각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이고, 남자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는 정규리그 1위로 플레이오프 4강에 직행했다. 여기에 여자배구 GS칼텍스 서울 KIXX는 이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퍼즐’의 한 조각을 맞췄다.
물론 기업 단위 스포츠 역사에서 ‘멀티 우승’ 사례가 없던 것은 아니다. 특히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현대자동차그룹이 두 차례 ‘트리플 크라운(3관왕)’을 이룬 바 있다. 2017년에는 KIA 타이거즈(야구)와 전북 현대 모터스(축구), 현대캐피탈(남자 배구)이 정상에 등극했고, 2년 뒤인 2019년에는 축구와 배구, 그리고 프로농구(현대모비스)에서 우승이 나왔다.
하지만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은 아직 전인미답의 영역이다. 때문에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한 집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LG와 GS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다.
LG·GS 그룹 프로스포츠단의 역대 성적. LG는 야구와 농구, GS는 축구와 배구단을 운영 중이다. ⓒ 데일리안 스포츠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팀은 LG 트윈스다. 2023년 통합 우승 이후 꾸준한 전력 유지를 통해 리그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으며 탄탄한 선발진과 리그 정상급 불펜, 그리고 중심 타선의 응집력이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 시즌 다시 정상에 선 LG는 최근 7연승을 내달리며 KT 위즈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 독주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축구에서는 FC 서울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공수 밸런스가 완성형에 가깝다는 평가와 함께 수비에서는 실점 억제력이 뛰어나고, 공격에서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득점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FC서울은 득점과 실점 부문 모두 리그 1위를 달리는 중이며 순위표 최상단에 위치해있다.
프로축구 최고의 흥행팀이기도 한 FC 서울은 현재 K리그 유일의 무패 팀이며, 2016년 이후 10년 만의 우승 도전이라 올 시즌 관중 몰이에 앞장설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농구는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지난 시즌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창원 LG 세이커스는 올 시즌도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2연패를 향한 닻을 올렸다.
프로농구 특성상 단기전 변수는 존재하지만, 정규리그를 통해 검증된 조직력과 수비력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특히 '이집트산 니콜라 요키치’로 불리는 아셈 마레이는 올 시즌 외국인 MVP에 등극하며 현재 KBL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
여자배구 GS칼텍스는 이미 결과를 냈다. GS칼텍스는 정규리그 3위에 올랐으나 특급 외국인 공격수 실바를 앞세워 현대건설을 격파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한국도로공사를 물리치며 그랜드슬램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농구(창원LG)를 제외한 나머지 3개팀은 서울을 연고로 두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서울에서 울려 퍼질 승리의 함성이 LG, GS 두 그룹에 의해 완성될지 지켜볼 일이다.
여자프로배구 GS 칼텍스가 먼저 우승하며 첫 단추를 뀄다. ⓒ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