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李 이스라엘 관련 SNS 논란'에 "손가락 가벼워질수록 국격 추락"
입력 2026.04.13 11:07
수정 2026.04.13 13:52
박성훈 "국익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외교적 자해 행위"
안철수 "X 게시글로 경제동맹국을 적으로…이적 행위"
이준석 "환단고기는 애피타이저…이번 사태가 메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13일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관련 SNS 메시지'에 대한 경고를 일제히 쏟아냈다. 야권에선 대통령이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영상을 토대로 이스라엘을 비난했다가 상대국 외교부로부터 공식 반박을 당한 상황에 대해 "대통령의 손가락이 가벼워질수록, 대한민국의 국격이 추락한다"는 질타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아이를 고문한 뒤 건물에서 떨어뜨렸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을 X에 공유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영상은 2024년 9월 IDF가 팔레스타인인의 시신을 떨어뜨리는 장면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게시물의 정확성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영상은 24년 9월 발생한 실제 상황으로 미국 백악관이 매우 충격적(deeply disturbing)이라고 평가했다"며 "조금 다행이라면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시신이었다는 점이지만, 시신이라도 이와 같은 처우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추가 글을 올렸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해당 사건은 과거 대테러 작전 중 발생해 이미 조사·조치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이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앞두고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을 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고 강력한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정부 언론 장악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SNS로 촉발된 이스라엘과의 외교 갈등을 두고 "국격과 국익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외교적 자해 행위"라며 맹비난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시점조차 확인되지 않은 영상을 근거로 이스라엘을 향해 '유대인 학살' 운운하며 비수를 꽂은 행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특히 대통령이 비판 세력을 향해 '매국노'라 지칭한 것에 대해 강하게 직격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가짜뉴스로 우방국과의 관계를 파탄 내고 국익을 시궁창에 처박은 대통령과, 이를 바로잡으려는 비판 세력 중 누가 진짜 매국노냐"며 "이 대통령이 궁여지책으로 내세운 '보편적 인권'이라는 명분은 비겁한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진정 인권을 소중히 여긴다면 왜 바로 우리 곁 북한 주민의 참혹한 인권 유린에는 그토록 철저히 침묵하느냐"며 "북한 인권을 언급하면 백두혈통의 심기라도 건드릴까 봐 비겁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일각에서 제기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옹호론에 대해서도 "외교의 기본조차 모르는 처참한 무지"라고 일축했다. 동맹과 우방의 신뢰를 훼손하며 얻어내는 통행권은 결코 지속할 수 없는 자충수라는 지적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가 명운이 걸린 외교 메시지를 대통령 개인 SNS에 배설하듯 쏟아내는 시스템의 부재"라며 "아무런 검증도, 전략도 없이 대통령의 손가락 끝에서 국가의 공식 입장이 가짜뉴스와 뒤섞여 타전되는 현실은 그 자체로 '국가적 재앙'"이라고 개탄했다.
또 이 대통령을 향해 "3년 전 본인이 뱉은 말처럼 변명으로는 국익을 지킬 수 없다"며 "더 이상 구차한 변명으로 국익을 해치지 말고 본인이 저지른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동 전쟁 휴전 기대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결렬, 외교적으로 어느 때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러나 외교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한 이 엄중한 시점에 이해하기 어려운 외교 참사를 자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중동 전쟁과 아무 관련 없는 영상을 끌어와 이스라엘의 역사적 비극인 홀로코스트까지 연상시키는 부적절한 비교로 소비했다"라며 "그 결과 이스라엘 정부는 '용납할 수 없다'며 사실상 적대국에나 사용하는 수위인 공식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외교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대통령이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운 갈등을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이 SNS에 '각국 주권과 보편적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반박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주장은 자기 부정에 가깝다"라며 "이 정부는 이란 신정 정권의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으로 3만명 이상 사망했다는 관측이 이어졌을 때도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했다. 또 탈북자 강제 북송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늘 침묵해왔다"고 비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은 부디 가벼운 처세로 외교 논란을 일으키는 SNS 쓸 시간에 경기 신도시 교통대책과 주거안정 대책과 같은 중요한 고민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은 X 게시글 몇 건으로 경제동맹국을 적(敵)으로 돌리고 있다. 이는 사실상 이적행위"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중동전(戰)을 치르는 상황에서 미국의 요청에는 침묵하고, 이스라엘만 적대시하는 것은 결국 동맹의 적에 편승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 보안 정책 세미나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 뉴시스
개혁신당은 이 대통령의 SNS 행보와 외교적 상황을 겨냥해 "사욕을 위해 국익을 훼손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사욕을 위해 국익을 훼손하는 자들을 매국노라 부른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지금 사욕을 위해 국익을 훼손 중인 대통령 본인에게 묻겠다"고 일갈했다.
이어 대통령이 인용한 해외 SNS 계정 'Jvnior'의 정체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대통령이 인용한 계정은 '이스라엘보다 북한을 더 신뢰한다'며 김정은을 추앙하고, 미국을 '사탄의 나라'라 부르는 친북·반미·반이스라엘 계정"이라고 했다.
이어 "자유 진영의 가치를 부정하며 이스라엘 외무부조차 '허위정보 유포로 악명 높은 계정'이라 지목한 곳을 국정원이 감시하기는커녕 대통령이 구독하고 인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측이 수교 64년 만에 처음으로 '강력 규탄'을 쏟아냈는데, 대통령실은 오히려 '실망스럽다'며 기싸움을 키웠다'. 이게 국익이냐 사욕이냐"고 물었다.
또 "가짜뉴스에 속아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을 끌어내렸더니, 가짜뉴스에 속아 외교전쟁을 선포한 대통령이 왔다"며 과거 대통령이 위서(僞書) 논란이 있는 '환단고기'를 언급했던 사례를 들어 "환단고기는 애피타이저였고, 이번 사태가 메인 요리다. 디저트로는 또 어떤 가짜뉴스를 들고나올지 기대된다"고 비꼬았다.
끝으로 "대통령의 손가락이 가벼워질수록 국격은 추락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위협받는 시각에 가짜뉴스를 들고 이스라엘과 기싸움을 하는 것은 5000만 국민의 에너지 안보를 도박대에 올리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천하람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스라엘의 행동을 비판하려는 취지라면 더 잘 했어야 했다. 이 대통령 본인이 가짜뉴스에 소위 낚여 놓고, 왜 야당과 언론 탓을 하느냐"며 "이 대통령은 음모론자에게 낚여서 가짜뉴스 공유했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