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기우가 아니었다... 엔시티 마크 탈퇴가 증명한 ‘학습된 불안’ [D:가요 뷰]
입력 2026.04.05 10:02
수정 2026.04.05 10:02
깨지는 완전체 공식, 데뷔 전후 가리지 않는 멤버 이탈에 민감해진 케이팝 팬덤
엔시티 드림(NCT DREAM) 팬들이 서울 앙코르 콘서트 직후 감지했던 불안은 결국 현실이 됐다. 공식 발표 전까지만 해도 멤버들의 눈물과 무대 위 묘한 기류를 두고 과도한 추측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으나, 멤버 마크의 활동 종료 공식화로 팬들의 예감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음이 증명됐다.
엔시티드림 ⓒSM엔터테인먼트
4일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마크는 오는 8일 자로 전속계약을 마무리하고 엔시티에서 탈퇴한다. 이번 소식이 유독 큰 충격을 주는 이유는 그가 소속된 엔시티드림이 '성장과 유대'라는 서사를 정체성으로 삼아온 그룹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멤버들의 관계성은 팬덤이 이 팀을 지지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었다.
팬들이 멤버들의 작은 감정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에는 최근 케이팝(K-POP) 시장에서 '완전체'가 더 이상 영원한 상태가 아니라는 학습 효과가 깔려 있다. 데뷔 시점과 연차를 불문하고 발생하는 빈번한 멤버 이탈 사례들이 팬덤에게 어떤 팀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실제로 최근 아이돌 시장의 균열은 전방위적이다. 지난달 10일 엔하이픈(ENHYPEN)을 탈퇴한 희승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0년 데뷔한 팀의 맏형이 7년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고 이탈한 사건은 타 팬덤에게도 적잖은 경종을 울렸다.
앞서 라이즈(RIIZE) 승한의 사례 역시 뼈아픈 학습 효과를 남겼다. 데뷔 초 사생활 논란 등으로 활동을 중단한 그는 2024년 10월 복귀 발표 이틀 만에 탈퇴로 번복하며 완전체의 가변성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여기에 엔믹스(NMIXX) 지니, 르세라핌(LE SSERAFIM) 김가람 등 데뷔 초반 팀 구성이 바뀐 사례들이 더해지며 완전체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분위기가 더욱 공고해졌다.
심지어 데뷔 전 단계에서 원안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 2023년 ENA '엔시티 유니버스 : 라스타트'(NCT Universe : LASTART)를 통해 모인 엔시티 위시(NCT WISH)는 프리데뷔 시기인 엔시티 뉴팀 시절 멤버 정민이 건강상의 이유로 이탈했고, 같은 해 JTBC '알 유 넥스트?'(R U Next?)로 결성된 아일릿(ILLIT) 역시 데뷔 전인 2024년 1월 영서가 전속계약을 종료했다. 선례가 쌓이며 팬들은 팀의 미묘한 이상 신호를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게 읽어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불안은 아이돌 팬덤의 소비 구조와 직결된다. 개인 팬 중심의 소비가 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케이팝 팬덤의 핵심은 팀 전체의 '관계성'과 '서사'에 있다. 자체 콘텐츠를 통해 구축된 멤버 간의 친밀감은 팬덤 유입의 핵심 포인트다. 팬들은 멤버들이 함께 있을 때 완성되는 분위기에 깊은 애착을 갖기에, 무대 위 공기의 작은 변화조차 팀의 균열 신호로 받아들이게 된다.
팬들이 작은 징후만으로도 탈퇴설을 떠올리는 것은 결코 과민 반응이 아니다. 반복된 선례 속에서 '완전체'는 이제 당연한 상수가 아닌, 언제든 깨질 수 있는 변수가 됐다. 마크의 엔시티 탈퇴는 그 불확실한 시대의 단면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