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으로 새 챕터 연 제로베이스원… “9명의 기억, 사라지지 않아” [D:인터뷰]
입력 2026.05.31 10:30
수정 2026.05.31 10:30
미니 6집 ‘어센드-’ 발매…“성과보다 제베원 음악을 설득력 있게 각인시키고 싶어”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이 5명으로 다시 상승할 준비를 마쳤다. 미니 6집 ‘어센드-’(Ascend-)는 팀 재편 후 처음 선보이는 앨범이다. 멤버들이 앨범명 뒤에 붙은 하이픈을 강조해 설명했다. 완결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과정, 새로운 형태로 다시 나아가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돋보이는 자리였다.
제로베이스원 ⓒ웨이크원
“5명이서 처음 보여드리는 새로운 모습이고, 팬분들도 오래 기다리셔서 저희도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왔어요. 상승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는 이번 앨범명은 뒤에 붙은 하이픈이 이번 앨범의 주요 포인트인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아서, 새롭게 5명으로 제로베이스원을 이어가게 된 것도 앨범명에 담아봤어요”(성한빈)
변화는 가장 먼저 무대 위에서 체감됐다. 9명이 채우던 동선과 구성을 5명이 다시 짜야 했다. 리더이자 퍼포먼스를 주도해온 성한빈은 멤버들이 잘 보이는 춤선, 5명일 때 가능한 장면, 안무 믹싱 아이디어까지 직접 고민했다고 했다. 다섯 명이 된 팀 안에서 각자의 역할도 더 선명해졌다. 멤버들이 원래 갖고 있던 장점은 이번 앨범에서 더 극대화됐다.
“리더로서 퍼포먼스를 주도하다 보니까 인원 변화에 있어서는 확실히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5명이서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을 많이 연구하고 찾아봤어요. 새로운 게 있을까 도전한 것도 있고, 저희가 잘 보이는 춤선도 많이 연구했죠. 이번 타이틀곡부터 안무가 있는 곡들은 저희가 안무 믹싱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거나 추가해서 더 멋있게 보일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 갔죠”(성한빈)
“멤버들의 장점은 원래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부분이 더 극대화된 것 같아요. 태래 형은 보컬이 있고, 한빈이 형은 워낙 춤을 잘 추기로 유명하니까 퍼포먼스 중심에서 잘 이끌어줬고요. 지웅이 형은 성숙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이번 콘셉트와 잘 어울려서 센터에 섰을 때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느낌이 있었어요. 매튜 형은 수록곡 중 힙한 노래에서 전체적인 무드를 잘 잡아줘서 각각의 역할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박건욱)
김지웅은 이번 활동을 준비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과장된 콘셉트를 덧입히기보다 지금의 제로베이스원이 가진 분위기와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이번 활동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간절함’을 꼽았다.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 자신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한다.
타이틀곡 ‘TOP 5’는 2000년대 댄스 팝의 질감을 지금의 제로베이스원 방식으로 가져온 곡이다. 제목은 다섯 명이 된 팀의 포부처럼 읽히지만, 가사는 특정 대상을 고정하지 않는다. 멤버들은 이를 오히려 곡의 장점으로 봤다. 리스너가 각자의 방식으로 대상을 열어두고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제목을 받았을 때 ‘TOP 5’라길래 5명으로 그룹 활동을 시작하면서의 포부를 담은 노래인가 했어요. 그런데 막상 내용은 예상치 못한 장르와 가사였죠. 상대에게 매력을 느낀 다섯 가지 부분이라는 뜻이에요. 서로가 만났을 때 느낀 다섯 가지 감각 때문에 자꾸 네가 생각나고 빠져든다는 내용인데, 대상을 정해놓지는 않았어요. 팬분들에게 하는 내용도, 어떤 그녀를 형상화한 것도 아니어서 리스너분들이 상상하면서 열어놓고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박건욱)
“비트가 처음 ‘둥둥둥’하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느낌이 왔어요. 퍼포먼스 면에서도 ‘이건 됐다’ 싶었고 마이클 잭슨 같은 스타일도 많이 참고하면서 디벨롭했어요.개인적으로는 그루브를 잘 탄다고 생각하는데 또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제 강점인 것 같아요. 일단 다 해보고 제게 맞는지 판단하는 스타일이거든요”(석매튜)
멤버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TOP’은 저마다 달랐다. 그 중 김태래는 한계를 넘어서려는 마음을 꼽았다. 자기 자신을 뛰어넘고 무언가를 해냈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는 그는, 자신의 보이스를 살려 노래 콘텐츠나 라디오 DJ 같은 활동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제로베이스원 박건욱 ⓒ웨이크원
박건욱은 ‘승부욕’을 꼽았는데, 그는 이번 앨범에 자작곡을 수록하기까지의 과정을 스스로와의 싸움으로 설명했다. “남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보다는 스스로에게 강한 편이에요. 이번 앨범 수록곡에 제 노래 ‘커스터마이즈’(Customize)가 들어갔는데, 회사 작곡가분들과 함께하면 더 쉬운 길일 수 있었지만 제 능력으로 평가받고 싶었어요. 혼자 제 자신과 싸우듯 곡을 만들어 수록까지 하게 된 과정을 즐겼고, 결과에서 성취를 많이 느꼈죠. 멤버들이 이 노래로 무대를 하든 녹음을 하든 라이브를 잘해줄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음역대나 스킬, 박자를 쉽게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거의 안 하고 썼어요. 온전히 퀄리티에만 집중했고, 멤버들의 특장점을 살리고 싶은 마음에 파트마다 분위기와 다이내믹을 살리려고 했습니다. 제로베이스원만 할 수 있는 음악을 제가 쓰면 더 의미가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박건욱)
제로베이스원이 이번에 꺼낸 ‘클래식’은 과거의 것을 그대로 가져오는 방식이 아니다. 성한빈은 멤버들이 본래 클래식하고 포멀한 스타일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번 콘셉트가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여백과 아우라를 통해 지금의 제로베이스원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저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어요. 멤버들이 다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서, 클래식한 옷을 입었을 때 진심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거라는 기대도 있었고요. 이번 뮤직비디오나 재킷 촬영 때는 여백의 미에 집중했어요. 메이크업을 덜어내고, 사진을 찍을 때도 포즈를 하기보다 공간을 느끼면서 움직였어요. 제로베이스원의 클래식한 모습은 여백의 미, 괄호 열고 아우라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성한빈)
9명으로 활동했던 시간은 새 출발 앞에서도 지워지지 않는다. 성한빈은 그 기억을 “마침표를 찍고 마음속에 담은 상태”라고 표현했다. 끝났기 때문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안고 가야 하는 시간이라는 의미다.
“9명으로 했던 추억이 지금 팀이 5인으로 이어진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걸 콘서트로 마무리 짓고 새로운 챕터를 쓰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9명의 기억은 지금 제로베이스원 멤버들 마음에도, 다른 팀에 있는 멤버들 마음에도, 팬분들 마음에도 다 있으니까요. 그걸 인정하고 지금까지 이어온 제로베이스원의 모습을 안고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성한빈)
새로운 팀 구도 안에서도 변하지 않는 정체성은 멤버들 간의 우정이다. 멤버들은 팬들이 장난처럼 제로베이스원을 가족이 아닌 ‘부족’ 같다고 표현했던 말을 떠올렸다. 다섯 명이 모이면 여전히 웃음이 끊이지 않고, 그 에너지가 팬들에게도 전해진다고 봤다.
같은 시기 활동하게 된 앤더블(AND2BLE)과의 관계도 경쟁보다는 응원에 가까웠다. 멤버들은 서로의 결과물을 격려하고, 밥도 먹으며 응원을 나누고 있다고 했다. 성한빈은 같은 팀일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멤버들의 비주얼이 다른 팀의 콘셉트 포토로 더 선명하게 보였다고 웃었다.
제로베이스원 성한빈 ⓒ웨이크원
“다른 팀이 되니까 같은 팀일 때는 몰랐던 게 더 잘 보이더라고요. 콘셉트 포토가 뜬 걸 보고 리키한테 너무 잘생겼다고 연락했어요. 같은 팀으로 있을 때는 퍼포먼스적으로 많이 보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눈이 덜 가 있었는데, 콘셉트 포토를 보니까 정말 잘생겼더라고요. 리키도 고맙다고 하면서 서로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성한빈)
워너원(Wanna One), 알파드라이브원(ALPHA DRIVE ONE) 등 서바이벌 출신 팀이 함께 활동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멤버들은 경쟁보다 계승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자신들이 워너원에게 조언을 받은 것처럼, 후배 팀에게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워너원 선배님들이 저희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럴수록 저희도 ‘보이즈 2 플래닛’로 데뷔한 알파드라이브원 분들께 좋은 선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경쟁한다기보다는 같은 회사이고 서바이벌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힘든 건 공유하고 조언할 수 있는 부분은 함께 이겨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박건욱)
인터뷰 말미, 멤버들은 팬덤 제로즈가 팀의 변화 속에서 너무 많은 걱정을 짊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좋아하는 마음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저는 항상 팬분들에게 오래 보자고 말해요. 사실 직접 플레이를 하는 저희보다도 제로즈 분들이 저희를 좋아하면서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서바이벌 그룹이고 팀의 변화가 많다 보니까요. 그런데 아이돌과 가수를 좋아하는 데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일상 속에 스며들고 온전히 즐겼으면 좋겠는데, 저희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걱정하게 만드는 게 마음이 아팠어요. 오래 보자는 말은, 저는 계속 활동할 거고 좋은 음악과 무대를 보여드릴 거고 앞으로도 많이 비출 테니까 오래오래 같이 좋아해달라는 말을 돌려서 하는 것 같아요. 너무 저희를 좋아하면서 마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박건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