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명 긴급진단 ③] 국민의힘, 개혁신당마저도 삐걱…보수연대 어쩌나
입력 2026.01.30 04:10
수정 2026.01.30 04:10
'중도 확장' 한동훈 제명에 외연확장 제동?
지선 앞둔 당내 인사 난색…오세훈, 장동혁 사퇴 촉구
사실상 무산된 연대 구상…"국민의힘과 자폭할 이유 없어"
국민의힘 제명 처분이 확정된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제명 처분 확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결정하면서 6·3 지방선거에서 보수야권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경 일변도로 치닫는 국민의힘이 활용할 수 있는 '외연 확장' 카드로는 사실상 개혁신당과의 공조가 유일했지만, '강성 이미지'가 더욱 굳어지며 이마저도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장동혁 대표는 29일 오전에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한 전 대표 제명을 확정지었다. 이날 회의는 장 대표가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단식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주재한 회의였다.
이에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즉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를 제명할 수는 있어도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의 열망은 꺾을 수 없을 것"이라며 "기다려달라. 나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도층 소구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아온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결별하게 되자 당 안팎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번 지선에서 5선 도전이 유력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며 "국민의힘이 하나 되어 당당히 다시 일어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국민들의 마지막 바람마저 짓밟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다"며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꾸짖었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전 대표 제명이 이뤄질 경우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당에 이미 강성 이미지가 덧씌워진 상황에서 외연 확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 부적절한 판단이라는 지적이었다.
이러한 장 대표의 결단은 결국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선택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장 대표를 지지했던 강성 지지층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한 전 대표의 퇴출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 대표에게는 선(先) 보수 결집 후(後) 중도확장의 전략을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중도 확장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카드'를 버린 만큼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더욱 절실해졌지만, 이준석 대표마저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파열음은 장 대표의 단식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이 대표는 장 대표의 단식 소식에 해외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으나, 귀국 직후 이튿날 박근혜 전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단식이 종료되면서부터 균열이 발생했다. 당시 이 대표는 "공조를 할 사안이 박 전 대통령의 출연이라는 특이한 형식으로 종결됐기 때문에 그 실타래를 푸는 것은 국민의힘이 해야 될 것"이라며 "박근혜라는 카드로 종결을 했으니 그다음에 이어 나가기가 어려운 단절이 있었던 건 맞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 제명에 대해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당의 혼란 상황에 대해 잘 모르지만 특검 공조와 같은 중차대한 일들이 이런 일에 가려져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거연대를 할 요소가 없다"며 "서로 너무 잘 알고 있는 집단이기 때문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뻔히 알고 있고, 그런 논의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개혁신당 입장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실패하고 지방선거 승산마저 희미해진 국민의힘과 손을 잡아 얻을 실익이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보수야권 연대는 사실상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연대는 물건너갔다. 일반 유권자들에게는 국민의힘이 결국 윤석열과 절연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강성 이미지만 오히려 더 강화시킨 것"이라며 "개혁신당과의 쌍특검 공조도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교수는 "한동훈은 분명 중도층의 소구력이 있는데, 이 소구력 있는 사람을 내친 정당하고 손을 잡으면 개혁신당도 자기네 이미지가 안 좋게 될 것"이라며 "개혁신당은 이미 존재감을 충분히 올려놨기에 더욱 (손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너무 이미지가 강성이니 개혁신당에게 러브콜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대로 선거를 못 치른다는 것도 자신들도 잘 알 것"이라면서 "그러나 개혁신당은 강성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정당과 함께 해서 자폭할 이유가 없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