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동훈 제명 긴급진단 ②] "윤석열과 절연 못한 탓"…적 살리고 아군만 몰살?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1.30 04:05
수정 2026.01.30 04:05

끝내 한동훈 제명…내전 치닫는 국힘

"가처분 신청 않아야 대선주자 면모"

"당 밖서 '존재감 유지' 넉 달 견뎌야"

"지선 이후 복당 계획, 당 추스를 것"

국민의힘 제명 처분이 확정된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제명 처분 확정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을 확정하면서 국민의힘의 내홍이 심화됐다. 한 전 대표가 제명 결정에 공식 반발한 것은 물론 친한계 의원들도 국민의힘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일제히 한 전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둔 현 국면에서 오히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고 바라봤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2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 가족의 이른바 '당원 게시판 여론 조작'을 이유로 당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처분한 것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당 윤리위가 제명 처분을 내린 지 16일 만이다.


앞서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14일 한 전 대표의 가족 연루 의혹이 있는 '당게(당 게시판) 사태'를 이유로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제명이 확정되면 당적이 박탈된다.


강성 성향의 김민수 최고위원은 공개 발언에서 "같은 행동을 김민수가 했다면 15개월 끌었겠느냐"라며 "내가 가족이 많은데 가족 다 동원해서 장동혁 음해하고 송언석 음해하고 여기 있는 의원들 음해하고 107명 국회의원 음해해도 놔둘 것이냐"라고 말했다.


반면 친한계(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최고위원은 "한동훈 대표를 징계할 만한 사유는 사실은 별 게 없다"라며 "당무감사위에서 조작한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은 징계 거리가 거의 되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한동훈 전 대표를 징계하는 이유는 결국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탄핵을 찬성한 사람을 쫓아내면 국민들 시야에서는 우리 당이 어떻게 보이겠느냐, 이게 정말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고 우리 당의 미래에 도움이 되느냐"고 물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당원 징계안이 윤리위 의결대로 최고위에서 의결됐다"면서 "당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까지 총 9인의 최고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표결 내용이나 찬반 부분은 비공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전 대표에게 의결에 대한 통보 절차가 있을 것"이라며 "제명 시효는 의결 직후 바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를 제명할 수는 있어도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의 열망을 꺾을 수는 없다"며 "우리가 이 당과 보수의 주인이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다려달라. 나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친한계 의원들은 별도의 회견에서 "장동혁 지도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장 대표는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제명이 확정됨에 따라 한 전 대표는 이론상으로는 향후 5년간 최고위 의결 없이 재입당이 불가하다. 원론적으로만 따지자면야 오는 6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다음 총선과 대선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이론상의 이야기일 뿐이고, 실제로는 지방선거에서 대패하고나면 비대위나 성향이 다른 지도부가 구성돼 통합 및 사면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평론가들은 한 전 대표가 제명 후에도 존재감이 여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상 현 장동혁 지도부의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중도확장에 실패해 수도권 선거 국면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한 전 대표의 역할론이 부상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장동혁 대표는 제명 처리를 하는 것으로 상황이 끝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당내 비윤계 소장파 친한계는 '이제부터 전쟁'이라는 스탠스를 갖출 것"이라며 "잔류하고 있는 당내 친한계 열댓명은 현 상황에서 공천 과정에서 배제될 수 있어 당내 위치가 불안할 것이고, 지방선거 때 지역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발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과제가 '중도 확장'이었지만 그 상징 격인 한 전 대표가 제명되면서 어려운 지방선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다만 한 전 대표의 약점은 대선주자로써 캐릭터가 가볍다는 것이다. 당의 제명 결정에 대해 '가처분 신청' 유무를 고민하다가 결론을 못 내린 것 같다"며 "바람직한 것은 가처분을 신청하지 않고, 장동혁 대표 체제를 버텨낸 후 수도권의 심판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히려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불리한 지방선거 결과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당 밖에서 존재감을 유지하면서 네 달을 잘 견디면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하지 못한 정당으로 비춰져 오는 지방선거에서 대구 경북뿐만 아니라 광역단체장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까지 쉽게 패배할 수 있다"며 "지방선거가 끝난 후 한 전 대표가 복당을 계획하고 당을 추스르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