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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국제대회 개최의 새로운 롤모델" [김진태 지사 인터뷰 ③]

데일리안 춘천(강원)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4.08.21 05:00 수정 2024.08.21 05:00

[강원 김진태 - 1등 도지사를 만나다 ③]

"2000명 자원봉사자, 손발 얼었는데도

웃으며 근무…'홈커밍데이' 때 모시겠다

주말까지 반납한 직원들 노하우에 성공"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강원도 춘천 강원도청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지사가 앉아있는 의자 뒷편으로 올해초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때 수여됐던 금·은·동메달의 모형이 보인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7월 광역자치단체 평가에서 국민의힘 소속 12명의 시·도지사 중 도정운영 긍정평가 1위로 치고올라갔다. 긍정평가 52.4%로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 시·도지사들도 뛰어넘었다.


주목할만한 지점은 '정당지표 상대지수'에서 103.8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100점이면 해당 권역 정당 지지율과 일치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100점보다 낮으면 정당 지지자보다 시·도지사 지지자가 적은 것이며, 100점보다 높으면 정당 지지자보다도 시·도지사 지지자가 많다는 의미가 된다. 정당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김 지사의 도정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강원도민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결이 무엇일까. 올해 우리나라가 치러낸 최대의 국제행사였던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 개최로 강원과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고양시켰다는 점을 꼽는 의견이 적지 않다. 김 지사가 진두지휘를 한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은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지난해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악몽을 떨칠 수 있게끔 해줬다는 평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의 시설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아주 적은 예산으로 성공 개최를 해낸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강원 청소년올림픽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아 적은 비용으로 성공적인 개최를 이룬 모범적인 사례"라고 공개적으로 격찬했다.


이같은 '성공 개최의 공식'은 얼마 전에 막을 내린 파리 하계올림픽에서도 답습됐다. 김 지사의 강원이 파리 올림픽에 선행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강원 연고 선수들을 응원·격려하기 위해 파리를 찾았던 김 지사도 이같은 점을 현장에서 느꼈다고 한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춘천 강원도청에서 만난 김진태 지사는 파리 올림픽 현장을 다녀온 소감과 관련해 "새로 지은 시설이 없는 게 정말 눈에 띄더라. 수영장조차 럭비장을 개조해 만들고 끝나면 원상복구하더라"며 "우리도 이제 올림픽을 세 차례나 치른 나라가 됐으니까 (국제행사를) 실용적·실리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극강의 '가성비'로 성공 개최를 해낸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 대해서는 "말씀하신대로 2018년 올림픽 예산의 10분의 1로 치러낸 '저예산 고효율 대회'로 올림픽 개최국의 새로운 롤 모델을 제시했다고 자부한다"며 "기반 시설들을 최대한 다시 활용함으로써 비용 절감의 효과를 거두는 동시에 당시 올림픽 선수들이 뛰었던 경기장에서 꿈나무 선수들이 대회를 치르며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개막 3일차에 폭설이 퍼부었는데, 24시간 상황실 운영과 함께 제설작업에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초기 대응에 성공했다. 일부 일정 조정은 있었으나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세계에서 온 분들이 본의 아니게 '강베리아'를 체험하게 된 한파특보도 발령됐지만, 운영 인력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방한유니폼을 지급하는 한편 관람객을 위해서는 야외 난방쉼터와 난방버스를 운영해 큰 호응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아울러 "2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 분들께서 꽁꽁 언 손발에도 웃으며 근무해주셨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내년초 '홈커밍데이' 이벤트를 만들어 모시려 한다"며 "우리 도 직원들도 주말까지 반납하며 2018년 올림픽을 치러냈던 성공의 노하우를 발휘해줬다"고 공을 자원봉사자와 도청 직원들에게로 돌렸다.


다음은 김진태 지사와 강원특별자치도의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저예산 고효율' 성공 개최, 그리고 이같은 개최 모델이 파리 하계올림픽에서도 적용됐다는 점을 확인하고 돌아온 현장방문과 관련해 주고받은 문답이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강원도 춘천 강원도청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ㅡ 바로 얼마 전 파리 올림픽 현장에 다녀오셨다. 강원도청 소속, 그리고 강원도 출신 선수들을 위한 응원단장이 되셨는데, 현지에서 응원하신 소감이 어떠셨나. 올해초 강원도에서 올림픽을 치러내신 입장에서 파리 올림픽을 보며 특별히 따로 느끼신 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우리 강원도청 소속 김우민·황선우 선수가 수영, 이혜인 선수가 펜싱, 김보은·박새영·전지연 선수가 핸드볼에 출전해 이 경기들을 중심으로 많이 다녔다. 또 강릉 출신 임시현 선수가 양궁에 출전해 주요 경기를 많이 봤다. 정말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웠다. 우리 도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한 수영 김우민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을 때와 '강릉의 딸' 임시현 선수가 양궁 3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을 때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앞으로도 국내외 대회 참가 및 전지훈련 지원을 통해 풍부한 실전 경험을 제공하는 등 훈련 여건을 개선할 것이고, 유망한 선수들을 육성·발굴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우선 당장 이달 중으로 도 소속 선수들의 환영행사를 개최해 포상금과 특별훈련비를 전달할 예정이다.


또 전에 비해 달라진 게 우리가 체육회 직원들과 응원단을 구성해서 '팀 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파리 시내를 뚜벅이로 걸어다니면서 응원을 했는데, 지나다니는 외국 청년들이 '코리아' 알아보면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응원합니다' 이런 말을 한국말로 해주시더라.


아니, 한국말을 어떻게 하시느냐 그랬더니 '한국말을 배우고 있다'고 하는, 그런 분들을 정말 여럿 만났다. 한국어학교가 몇천 개가 갑자기 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이렇게 올라갔다는 것을 실감했다."


ㅡ 이번 파리 올림픽은 경기장이나 시설을 많이 재활용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게 또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배워간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들리는데.


"그게 정말 눈에 띄더라. 새로 지은 시설이 없더라. 수영장조차도 럭비장 실내를 개조해서 물 채워서 만들었다가, (수영 경기가 끝나면) 철거하더라. 그런 것을 보며 저 사람들은 정말 실용적이구나 하는 점을 느꼈다.


우리는 개발도상국이었을 때에는 퍼부어서라도 '남부럽지 않게 만들어야지' 하는 마인드가 사실 있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도 올림픽을 세 번이나 치른 나라가 되지 않았느냐. 88 올림픽, 2018년 평창, 그리고 이번에 유스(청소년)올림픽까지 세 번이나 치른 나라가 됐으니까 이제 우리도 (국제행사를) 실리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14일 오후 강원도 춘천 강원도청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ㅡ 올림픽 하니까 저절로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얘기를 하게 됐다. 사실 국민들께서 지난해 잼버리 사태로 많은 충격과 자괴감을 느끼셨는데, 지사께서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을 대성공으로 이끌면서 우리 국민들의 자긍심을 되찾아줬다는 평가가 많다. 1000억원도 안되는 예산으로 어떻게 이런 대규모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었나.


"(지난해 가을에) 세계산림엑스포를 잘 치러냈다. 잘 끝내고 났더니 다들 '그건 원래 강원도에서 알아서 하는 거였지' '진정한 국제 메가 이벤트는 동계청소년올림픽이지' 이러시더라. 뭐 다들 그러시니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막상 치러보니 올림픽은 역시 다르더라. 잼버리는 그런 일이 나기 전까지는 중앙정부나 다른데서 관심들이 적으셨는데, 이 유스올림픽은 시어머니도 많고 해서……(웃음).


새만금 잼버리나 유스올림픽이나 공교롭게도 두 국제행사 모두 주인공이 '청소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보니까 처음부터 '위생' '폭설' '한파' 세 가지가 문제가 될 수 있겠다고 보고 중점 대응 사항으로 지정을 했다.


개최 한 달 전부터 매주 점검회의를 주재했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빈대를 잡기 위해 선수들이 쓸 매트리스 하나하나를 고온 살균했다. 오신 손님들 화장실 이용에 불편함이 있을까봐 2시간에 한 번씩 청소하도록 하는 전담반까지 구성했다.


그리고나서 시작이 됐는데 개막 3일차에 폭설이 내리더라. 24시간 상황실을 가동하고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서 밤샘 제설 작업을 했다. 다행히도 초기 대응이 잘돼서 일부 일정 조정은 있었으나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리고나니 한파특보가 발령됐다. 세계에서 오신 분들이 본의 아니게 '강베리아(강원+시베리아)'를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 동계스포츠를 하기에는 좋지만, 운영 인력과 관람객 분들이 걱정됐다. 운영 인력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방한유니폼을 지급하고 교대 근무시간을 단축했다. 관람객들을 위해서는 15개소에 달하는 야외 난방쉼터와 난방버스를 운영해 큰 호응을 받았다.


솔직히 대회가 성공하게 된 비결은 자원봉사자 분들과 우리 (도청) 직원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2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 분들께서 손발이 꽁꽁 얼었는데도 웃으면서 근무하시더라.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서 올림픽 성공개최 1년이 되는 내년초에 '홈커밍데이' 이벤트를 만들어 모실 생각이다.


우리 도청 직원들은 대회 전부터 타지에 나가서 근무하면서 주말까지 반납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 개최로 이끈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직원들이 많다. 직원들이 성공 노하우를 살려 이번 대회를 치렀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아까도 잠시 얘기가 나왔지만 '저예산 고효율' 대회로 올림픽 개최국의 새로운 롤 모델을 제시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예산의 10분의 1로 치러냈다. 당시 사용된 기반 시설을 다시 활용함으로써 비용 절감의 효과를 거두는 동시에, 당시 올림픽 선수들이 뛰었던 경기장에서 청소년 꿈나무 선수들이 대회를 치러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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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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