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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의장이 뭐길래'…고심 깊어지는 한동훈, 왜? [정국 기상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4.07.30 00:00
수정 2024.07.30 00:00

비서실장 이어 사무총장 지명하며 인선 시동

'친한 vs 친윤' 정책위의장 인선은 속도 조절

정점식 유임이 관건…당 안팎 의견 엇갈려

"정책위의장 인선, 韓 정치력 척도 될 것"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뒤로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정책위의장 인선을 놓고 고심에 들어간 모양새다. 정책위의장 인선이 친한(親韓)계와 친윤(親尹)계의 신경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서다. 당 안팎에선 한동훈호(號)가 새로 출항한 만큼 철학을 함께 할 수 있는 새 정책위의장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임기 1년이 보장된 현(現)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유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이번 인선이 한 대표의 정치적 감각을 확인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동훈 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울산 울주군 재선인 서범수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지명하며 새 지도부 출범 후 두 번째 당직자 인선을 완료했다. 지난 25일 강원 원주갑 재선인 박정하 의원을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이후 나흘 만의 새 인선이다. 두 의원은 모두 친한계로 분류된다.


당내에선 두 의원의 인선이 향후 '한동훈 최고위'에 승선할 당직자의 면면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서실장과 사무총장은 당대표를 지근거리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한 대표가 이 두 자리에 친한계를 임명한 이상, 향후 인선도 친한계 위주로 가게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인 최고위원회는 당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 5인, 당연직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지명직 최고위원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사무총장과 비서실장은 최고위 의결권이 없지만 최고위원회의에 배석할 수 있는 만큼 한 대표 입장에선 우군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지도부 9인 중 4인(추경호 원내대표,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이 친윤계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한 대표 자신을 포함해 지도부 내 친한계(장동혁 최고위원,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지명직 최고위원)가 친윤계와 4대4의 팽팽한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 때 정책위의장을 개임(改任)하면 최고위 내 친한계가 5명 포진해 의결에 필요한 과반을 점하게 될 전망이다.


당 안팎에선 정책위의장 자리를 두고 설왕설래가 지속되고 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현직인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유임해야 한단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정책위의장은 당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한 뒤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의 추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섣부른 개임 결정은 당내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 원내지도부는 현직 정 의장의 유임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정책위의장 인선은 너무 사소한 일인데 이거 가지고 싸움이 크게 번질 수 있을 것 같다. 용산(대통령실)이나 친윤 쪽에서 반응 민감도가 높은 만큼 정책위의장을 바꾸지 말고 하나 뚝 떼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며 "의총 가서 추인을 받아야 되는데 표결했더니 뭐 반반이거나 질 경우엔 당대표로의 리더십이 정말 제대로 발휘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지난 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 대표가 정책위의장 인선을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최고위 내부에서도 당헌·당규 해석을 놓고 반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당대표에게) 당직 임면권이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당직에 대해서 임면권이 있는지를 (당헌에)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임기 있는 당직에 대해서는 상임전국위원회에 가서 당헌 해석을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한 대표 지지자들인 이른바 '한딸'들의 집단 움직임도 걸림돌이다. 현 지도부 내 정책위의장 자리가 논란으로 떠오르자 한 대표 지지자들은 지난 28일 정 의장의 페이스북에 몰려가서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댓글을 수백개 달면서 공세에 나섰다. 이에 정 의장은 페이스북을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친한계에선 당헌상 당대표에게 '임면권 및 추천권'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한 대표가 자신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신임 정책위의장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정점식 정책위의장께 문제가 있다거나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관례상 인선을 맡겨왔고, 한 대표 역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새 인물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당 안팎에선 정책위의장 인선이 한 대표의 당내 정치력을 확인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TV조선에 출연해 "정책위의장 교체에 대해선 한동훈 대표가 물밑에서 정점식 의원과 만나서 소통하고, 양해를 구하고 서로 협의를 해야 한다"며 "추경호 원내대표랑 협의하고 의총에서 추인받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전광석화처럼 조기에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생각보다 용산(대통령실)과 친윤 의원들 사이에서 정책위의장 자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한딸' 사태가 나온 뒤 그런 감정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며 "잘못하면 정책위의장 인선이 당정관계의 첫 갈등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한 대표가) 굳이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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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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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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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대순
  • 별사냥 2024.07.30  02:29
    어차피 이건을 친윤의 뜻데로 간다한들,,,그들은 또다시 한동훈의 발목을 잡으려 할 것이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다수인 친윤 비중을 가지고 더 다양하게 잡으려 할껄??? 결국 친윤에게 끌려가는 모습밖에 안되고 전당대회에서 원희룡에게 보았듯 친윤쪽은 더티하게 한동훈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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