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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추천 채상병 특검 딜레마' 빠진 한동훈…등판 동시에 '리더십 첫 시험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4.07.29 06:00
수정 2024.07.29 09:07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서 부결되며 '자동 폐기'

민주 "강화된 채상병 특검법 즉각 발의" 으름장

與 단일대오에 韓 "제3자 추천안, 민주적 절차

통해 내가 설명"…'원내 통합' 여부에 '눈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채상병 특검법'을 고리로 첫 시험대에 올랐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재회부된 민주당표 채상병 특검법이 최종 부결되면서, 한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중 제안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그의 리더십을 평가할 수 있는 첫 과제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한 대표는 여전히 제3차 채상병 특검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단 주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전당대회 이후 당내 의견을 우선해야 한단 입장을 덧붙인 만큼 원내를 어떻게 통합해낼지가 그의 첫 번째 과제로 떠올랐단 당내 의견이 나온다.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차 추천 채상병 특검법'은 대법원장,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등 제3자에게 특별검사(특검) 후보 추천권을 일임하는게 핵심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추진한 특검법안인 대한변협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민주당)에서 2명을 추려내고, 이 중 1명을 윤석열 대통령이 최종 선택하도록 하는 것에 비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주장이다.


실제로 한 대표는 전당대회 경선 기간 동안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공정한 결과를 담보할 수 있다는 것에 다들 동의할 것(4일 인천 당원간담회)"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아울러 현재 채상병 특검법 관련 당론인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수사 발표 우선'을 의식해 "공수처의 (채상병 수사) 결과가 훨씬 더 과격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17일 CBS 라디오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는 입장까지 꺼내들며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문제는 단순 제안에 그쳤던 제3차 추천 채상병 특검법 논의가 점점 현실화해가고 있단 점이다. 앞서 지난 25일 열린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 채상병 특검법이 총 299표 중 104표의 반대표로 최종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에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자동 폐기됐다.


야권은 즉각 채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단 의견을 내놨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보다 강화된 채상병 특검법을 즉각 발의하겠다"며 "윤석열 정권과 여당의 어떠한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의 문이 열릴 때까지 10번이고 100번이고 두드리고 또 두들기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야권인 조국혁신당은 채상병 특검법을 아예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윤석열 수사 외압 특검법'으로 확대 발의하겠단 뜻을 내놨다.


야권이 이 같이 반응하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 대표를 향했다.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안의 추진 여부가 한 대표의 의중에 따라 좌우될 수 있어서다. 특히 정치권의 시선은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이 '국민의힘 내부'를 넘을 수 있는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지난 25일 재표결에서 무효표 1표를 포함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최대 4표의 이탈표가 나왔지만, '채상병 특검법 원천 반대'라는 당론을 향한 단일대오가 유지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를 이뤄서다. 즉,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향한 원내 합의가 우선되지 않으면 해당 법안이 당내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이 상정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런만큼 당내에선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안 추진 여부가 한 대표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당대회 경선 기간 동안 해당 법안을 추진하겠단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만큼, 자신이 먼저 꺼내든 원칙을 저버리는 모습이 향후 지도부를 운영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원내 호응 없이 무리하게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하는 것 역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해당 법안을 두고 한 대표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같은 원내 상황을 의식한 듯, 한 대표 역시 임기 첫날인 24일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질문에 "내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 발의는 내가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고, 26일 같은 질문에는 "당내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서 설명드릴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에 한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원내 우군 확보와 타 계파 의원 설득이라는 당내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어떤 방식이든 채상병 특검은 곧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졌기 때문에 설득이든 읍소든 뭐든 간에 일단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며 "당을 하나로 묶고, 뜻을 모으는 것도 당대표의 역량인 만큼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향후 행보를 예상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한 대표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추진 여부가 야권과의 관계 설정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야권 내에서도 정성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제3자 추천 특검법'에 호응하는 등 긍정적인 기류가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제3자 추천안'을 포함한 특검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단 얘기가 나오는 만큼, 한 대표가 야권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협상안을 마련하는 등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또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금 채상병 특검법이 당내 문제인 것처럼 보이게 됐지만 핵심은 폭주하는 민주당과 어떻게 얘기를 해서 어떻게 제동을 걸고 이 상황을 풀어나가느냐가 아니겠느냐"라며 "당연히 당내 의견을 모으는 게 1번이겠지만, 그 절차가 끝나고 이재명·조국(대표)와 어떻게 이야기를 해서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한 대표에게 있어 정말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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